주택시장·경기 선행지표로 꼽혀
관세 불확실성·주택경기 침체가 하락 원인
금리 인하 결정되면 반등 모멘텀 올 수도

미국 경제에 또 다른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약 2.36㎥)당 526.50달러에 마감해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초 이후 한 달 만에 약 25% 급락했다.
목재 가격은 미국 주택시장과 경제활동 전반에 대한 선행 지표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가격이 급락한 것은 우려할 만한 신호라고 WSJ는 짚었다. 앞서 지난주 나온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2만2000명 증가로 시장 전망 7만5000명을 크게 밑돌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올해 목재 수급이 불균형해진 것이 최근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바꿨고, 이 영향으로 업계에선 대량의 목재를 확보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수요에 맞춰 목재를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재고 확보용으로 선구매하는 목재 수요가 없어지며 미리 물량을 쌓아뒀던 목재생산 업체들이 재고 처분에 나서 가격 급락을 초래했다.
레이먼스럼버가이드를 발행하는 맷 레이먼 목재 시장 분석가 겸 컨설턴트는 “목재 생산업체들이 수요 부족 문제를 간과한 채 미국 내에 재고를 너무 많이 쌓아 놓았다”며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고가 수개월 치 이상 쌓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업체들이 목재 대량 구매를 주저하는 상황은 쉽게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루미늄, 철강, 구리와 더불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수입 목재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캐나다산 연질목재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는 최근 15%에서 35%로 대폭 인상됐다.
최근 미국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도 목재 가격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7월 신규주택 건축 허가는 140만 건으로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건설 지출 역시 지난해 5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3.4% 감소한 상태다.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진 것과 달리 이날 뉴욕증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상승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0.45% 오른 2만1798.7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주택시장도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WSJ는 “최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낮아지고 있고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목재 가격이 일부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차입 비용이 줄어들면 건설과 주택 구매를 자극해 목재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