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우려 확산…재취업 가능성 조사 이래 최저치 기록
금융시장 ‘9월 인하 확실’ 전망 vs 완화 과잉 경고 엇갈려

미국의 소비자신용이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며 소비 회복 기대와 함께 가계 건전성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9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집계 결과 7월 소비자신용 잔액은 160억 달러로 전월(96억 달러)보다 크게 늘며 시장 예상치(101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최근 3개월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부문별로 보면 신용카드를 포함한 리볼빙 부채가 105억 달러 늘었고, 자동차 매입이나 교육비 마련을 의미하는 비리볼빙 부채가 55억 달러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가계의 소비가 여전히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가구와 온라인 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했고, 자동차 판매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Wards Automotive Group).
그러나 소비 확대의 뒷면에는 가계 재무 건전성 악화라는 경고가 함께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높은 대출금리, 임금 증가세 둔화, 물가 상승세 지속 속에서 부채를 늘린 소비는 장기적으로 위험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연체율은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가계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비자 기대심리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8월 조사에 따르면 1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은 3.1%에서 3.2%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5월 관세 부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3년 후와 5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각각 3.0%, 2.9%로 변동이 없었다. 단기 불안 심리가 장기 전망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는 더 뚜렷하다. 실직 후 3개월 내 재취업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44.9%로,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년 전보다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상승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근거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0.5%포인트 빅컷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반대 입장을 내놨다. 현재 금융여건은 매우 완화적이고 경제는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하는 오히려 시장 신뢰 훼손과 자산시장 거품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이다.
연준의 비대칭적 대응이 버블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완화정책을 비판하던 정치권 일각에서도 개혁을 명분으로 완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진정한 개혁은 연준의 책임성 강화와 정책 대칭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