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 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의 HD현대인프라코어 인수가 7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수합병(M&A) 3위 거래로 집계됐다. 해당 거래규모는 약 25억 달러(한화 약 3조4757억 원) 규모다. 7월 아태 지역 M&A 지역 M&A는 거래건수와 금액이 나란히 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침체장 속에서도 국내 기업의 대형 딜이 두각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8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7월 아태 지역의 M&A 총 거래액은 38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었다. 거래 건수 역시 759건에 그쳐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유동성 완화 지연과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산업 부문에서는 굵직한 거래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딜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Temasek)가 보유하던 슈나이더일렉트릭 인도(현 Schneider Electric India Pvt. Ltd.)의 소수 지분을 본사인 슈나이더일렉트릭에 63억4000만 달러(8조8081억 원)에 매각한 사례다. 이는 7월 아태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M&A다.
2위는 프랑스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Capgemini)가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WNS홀딩스를 37억8000만 달러(약 5조2523억 원)에 인수한 건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HD현대건설기계가 HD현대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아태 지역 내 3위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GT가 일본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후지텍(Fujitec) 인수를 위해 23억2000만 달러 규모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인도의 M&A 거래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EY는 지닌달 보고서에서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M&A 시장은 전반적으로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정부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겨냥해 인도산 수출품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점은 인도 M&A 시장의 성장세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만한 정책 리스크로 꼽았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아태 지역 M&A 시장이 여전히 정책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다고 봤다. 존 우(John Wu) S&P글로벌 관계자는 "기업들은 확신 없는 대규모 투자보다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 전략적 거래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대형 거래가 전체 시장의 하락 폭을 일정 부분 상쇄했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아태 M&A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