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상 최대 분기 매출 14억6000만 달러 달성
공급망·기술 혁신 경쟁, 글로벌 판도 재편 변수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업체(CSP)의 대규모 발주가 실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의 2분기 엔터프라이즈 SSD 매출은 14억6170만 달러(약 2조 원)로 전분기 대비 47.1% 증가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분기 매출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상위 5개 업체 전체 매출은 51억 달러 규모로 12.7% 증가했는데, SK하이닉스의 성장세는 이 평균을 압도했다.
폭증세의 배경에는 북미 주요 CSP의 주문량 확대가 자리한다. AI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고용량·고성능 SSD 도입이 가속화됐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고객사 발주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SSD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며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입증한 기술력을 SSD에서도 강화해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8억9900만 달러 매출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 39.6%에서 34.6%로 내려앉았다. 반면 SK는 20.8%에서 26.7%로 껑충 뛰었다. 양사 간 격차는 18.8%포인트(p)에서 7.9%p로 크게 줄어들며 ‘투톱’ 경쟁 구도가 뚜렷해졌다.
반면 마이크론은 제품 검증 지연으로 매출이 7억8460만 달러로 7.9% 감소했고, 키옥시아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앞세워 32.5% 증가한 7억50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샌디스크는 8.2% 줄어든 2억13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마이크론은 제품 검증과 양산 지연으로 7억8000만 달러 매출에 그쳐 7.9% 감소했고, 키옥시아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앞세워 32.5% 성장한 7억5000만 달러로 4위에 올랐다. 샌디스크는 2억1000만 달러로 8.2% 줄며 부진했다.
트렌드포스는 앞으로의 시장 경쟁 요인으로 △AI 워크로드 기반 기술 혁신 △중국 업체들의 추격 △신·구세대 생산라인 균형을 꼽았다. DDR4 메모리 부족과 컨트롤러 기판 리드타임 장기화처럼 공급망 불안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캐파 계획과 생산 능력 관리가 수익성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D램·낸드·SSD를 아우르는 메모리 풀라인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