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 촉발
다른 아시아계 공장으로 확대 가능성”
트럼프 “해야 할 일 한 것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사업장 단속이 일어났으며 이민 단속과 현재 진행 중인 범죄 수사는 현대자동차에 있어 충격적인 전개라고 보도했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수개월 간 미국 내 제조업 투자 계획을 꾸준히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우호 관계를 쌓아가던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이민 단속이 수개월에 걸친 껄끄러운 관세·투자 협상과 맞물려 양자 관계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미국과 한국은 민감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액을 강조하며 관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현대차, LG와 같은 주요 대기업들이 이러한 투자 추진에 큰 역할을 할 것인데, 이번 이민 단속은 한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른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도 유사한 우려를 제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유치를 하면서도 해외 기업에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아 현지에서 즉시 고용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를 찾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한국 기업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수색은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이 다른 아시아계 공장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다국적 기업들의 경계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도 “한국이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지만 경제 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있었다”며 “당국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해외 출생 노동인구는 3000만 명 이상에 달해 전체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며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들이 광범위한 미국 산업을 지탱하는 측면도 있다. 공장 건설 등 거액 투자를 촉진하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불법 취업 단속을 강화할수록 자신들이 내세운 미국 제조업 부흥에 역설적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