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JDM 전략으로 대응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기업간거래(B2B)를 대폭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칠러 등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과 전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관해서는 경쟁의 대상이자 협력의 대상으로써 양면 전략을 펼치겠다고 했다.
조 사장은 5일(현지시간) IFA 2025 LG전자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계획을 공유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맞서기 위해 냉각 솔루션, 부품·장비, 전장 등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을 '질적 성장' 영역으로 정했다"며 "질적 성장 영역은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80%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질적 성장 영역은 중국으로부터 굉장히 안전한 영역"이라며 "이런 영역에서 드라이브한다면 궁극적으로 LG전자의 포트폴리오는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쿠아파워(ACWA Power), 셰이커(SHAKER)그룹, 데이터볼트(DATAVOLT)와 함께 사우디 네옴시티 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해외 사업 성과에 이은 대규모 프로젝트로, 향후 수조 원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조 사장은 “인도네시아, 이집트에 이어 이번에는 사우디 네옴시티까지 수주하게 됐다. 이는 잠재력이 상당히 큰 프로젝트”라며 “네옴시티 옥사곤 단지에 1.5기가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간다. 칠러뿐 아니라 냉각 솔루션까지 공급하면 조 단위 규모의 사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장사업도 고성장세다. 조 사장은 “전장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IVI(차량 인포테인먼트) 부문이 7~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전기차 부품 사업도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했다.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에 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공동개발생산(JDM) 등 새로운 기회도 함께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JDM은 중국과의 경쟁ㆍ협력 양면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LG의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생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헀다.
이어 "이 구조는 중국 업체뿐 아니라 LG 협력업체들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모바일 사업 철수에 따른 한계에 대해선 "AI 시대에 모바일 단말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LG전자는 연간 1억 대 규모의 가전·TV·자동차 디바이스를 생산한다"며 "이미 전 세계에 3~4억 대가 보급돼 있어 AI 적용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잇단 사내 희망퇴직에 관해서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 선순환 구조의 일환"이라며 "고급 인력 영입과 기존 인력 투자 모두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주는 제도이며, 남은 인력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주항공 사업 관련 계획으로는 “텔레메틱스 분야는 세계 1위이며, 보유하고 있는 통신 관련 표준특허도 글로벌 최상위권”이라며 “LG전자가 보유한 기술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인만큼, 이노텍 등 그룹사와 협력해 사업화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