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수주 1.3%↓, 근원 자본재는 반등…경제 혼조세
연준 인사들 발언 엇갈려…인하 속도·범위 놓고 의견 분분

미국의 7월 구인건수가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4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구인건수는 718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월(735만7000건)보다 감소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 소매, 레저 및 접객업에서 부진이 나타났다. 최근 기업들이 무역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 속에서 고용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고율은 1.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신규 채용은 둔화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조짐은 보이지 않는 셈이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는 “주·지방정부와 헬스케어 부문에서 구인건수가 줄어든 것은 향후 고용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 둔화가 이어질 경우 수요 감소와 인플레이션 하락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커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95.6%로 나타났다.
제조업 지표도 혼조세를 보였다. 7월 제조업 수주는 전월 대비 1.3% 줄어 시장 예상치(-1.3%)와 일치했다. 항공 부문 부진이 주된 요인이다.
다만 기업 설비투자 흐름을 보여주는 항공기 제외 근원 자본재 수주는 1.1% 증가했다. 이는 전월(-0.6%)의 부진에서 반등한 결과다.
연준이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이전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완만한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 지출은 다소 둔화하거나 보합세를 보였다는 진단이다.
가계는 경기 불확실성과 관세 부담을 주요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데이터센터 건설은 전국적으로 호황을 나타내며 투자 분야에서 긍정적 흐름을 이끌었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연준 인사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9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며 이후에도 수개월간 여러 차례 인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다만 “금리 인하 속도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점차 연준의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내 1회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근 고용 둔화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현행 통화정책은 적절하다”며 구체적인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인하 속도와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존재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