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은 바젤Ⅲ 규제 강화로 위험가중자산(RWA) 최저한도가 단계적으로 상향되면서 은행들의 자본비율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우량채권 수요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내년부터 RWA 최저한도가 현행 60%에서 2026년 65%, 2027년 70%, 2028년 72.5%까지 올라가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현 수준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유지하려면 약 11조9600억 원의 추가 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은행 영업자산은 통상 명목경제성장률 수준에서 증가하는데 여기에 규제 강화로 인한 위험가중자산 증가 요인이 겹치면 자본비율 유지가 쉽지 않다”며 “배당 확대, 상생금융 지원, 교육세 인상 등으로 내부유보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자본 확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채·특수채 등 위험가중치 0%인 채권 매수와 주택담보대출 및 우량 대기업 대출 확대가 꼽혔다. 김 연구원은 “손실보전조항이 있는 공사채·특은채 매수 강화와 함께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크레딧채권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현행 15%에서 25%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은행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6·27 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은행권과 인터넷전문은행은 국공채·우량채 중심의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역시 DSR 적용 확대와 건전성 규제 강화로 대출 운용에 제약이 커져 채권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 규제 환경 변화로 은행권의 채권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고 이는 크레딧 스프레드가 완만한 강세 흐름을 보이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