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우했지만,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수준에 그쳤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80주년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진 전승절 열병식 및 환영 리셉션 오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여러 지도자와 교류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는 열병식 참관 전 수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톈안먼(天安門) 성루에서의 자리는 멀어 대화하기에는 어려웠다. 이날 톈안먼(天安門) 성루 중앙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리했고, 오른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왼편에는 김 위원장이 섰다. 우 의장은 푸틴 대통령 쪽 맨 끝자리에 부인과 함께 배치됐다.
우 의장은 전날(2일)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만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한반도 평화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이런 점들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술잔을 나눈 인연이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한국과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중국이 양측의 동선을 분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가 정상급의 순서와 우 의장의 순서가 약간 떨어져 있다고 한다”며 “상대측에서 만남을 원한다면 조우가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의미 있는 만남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국가정보원의 판단”이라며 국정원의 의견을 전했다.
이날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다음 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에게는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130개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 의장에게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북러 정상회담 기회에 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면 좋겠는지를 물었다고 국회의장실은 전했다.
이에 우 의장은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 지금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4일 중국 측 공식 카운터파트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중국 경제·과학기술·미래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딩쉐샹 부총리와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