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경쟁서 기술력 인정받아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계약 규모만 15조 원대로 추정된다. 그간 벤츠가 CATL 등 중국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주로 공급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일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공급 물량은 107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75GWh, 메르세데스-벤츠 AG에 32GWh를 각각 공급하는 2건의 계약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의 계약은 미국에서 2029년 7월 30일부터 2037년 12월 31일까지, 메르세데스-벤츠 AG와의 계약은 유럽에서 2028년 8월 1일부터 2035년 12월 31일까지다.
계약 금액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46시리즈(지름 46㎜)’일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지금까지 체결한 46시리즈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공급 물량으로 추산한 계약 규모만 약 15조 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북미 및 기타 지역을 대상으로 50.5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 역시 46시리즈 제품으로 추정되며, 두 계약을 합치면 벤츠와 확보한 물량은 150GWh를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의 주력 공급사였던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제치고 대규모 물량을 따낸 데 주목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 현지 생산 역량이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요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연 36GWh 규모 원통형 전용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이번 미국향 물량도 해당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역시 원통형 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측면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이 높을 수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이 46시리즈의 기술력으로 격차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수주 실적은 빠르게 쌓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리비안과 67GWh 규모 공급 계약을, 올해 6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8GWh 공급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외의 내용을 추가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