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총담관 담석

입력 2025-09-0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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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현 누가광명의원 원장

90세 할머니가 피곤하다는 증상으로 내원하셨다. 평소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약을 드시던 분이었는데 그날은 혈압도 낮았다. 혈액검사 결과 간 수치가 현저히 상승해 있어서 급히 상복부 초음파를 진행하였다. 초음파에서는 담낭이 많이 커져 있었고 담즙이 흐르는 담도 또한 확장되어 있었다. 어딘가 막혀있다는 뜻이다.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는 간 내 담도에서 간 외 총담관으로 이어져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연세가 있으셔서 암인가 했더니 총담관에 돌이 관찰되었다. 결국 대학병원에 입원해서 내시경으로 십이지장을 통해 거꾸로 총담관을 막고 있는 담석을 빼내는 시술을 받고 퇴원하셨다.

보통 담석에 의해 담관이 막히면 복통과 함께 열도 나고 심하면 패혈증까지 가게 되는데 할머니는 고령이라 통증 감각이 둔화하였거나, 혹은 매우 초기에 진단이 되어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었던 경우다. 그러나 모든 경우가 이처럼 순조롭지는 않다. 예전에 위암으로 위를 절제한 분들은 위와 십이지장의 해부학적 구조가 달라져 내시경으로 담석을 꺼낼 수가 없다. 결국 수술해야 하는데 고령이면 수술에 대한 위험 부담도 크다. 그런 경우 몸 밖에서 관을 담도까지 집어넣고 그 관을 조금씩 넓힌 후에 그 사이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돌을 빼내기도 한다(경피경간담도내시경술).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수술할 수 없는 고령의 환자들이나 위 절제 수술을 받아 위와 십이지장 해부학 구조에 변형이 된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치료 방법이 생긴 것이다.

할머니를 병원에 보내고 며칠을 염려하던 88세 할아버지가 비타민 음료수를 하나 사 들고 오셨다. 할머니 치료 잘 받고 잘 퇴원하셨다고 고맙다고 하신다. 두 분이 늘 같이 병원에 오셨는데 오실 때마다 할아버지는 연상의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꾸물꾸물 대지 마라, 그만 좀 아파라” 늘 핀잔을 들으셨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할머니 걱정으로 집에서 울기만 했다고 하신다. 그나저나 “귀신은 뭐하냐, 우리 같은 늙은이 안 데려가고”라며 입에 달고 사셨던 할머니는 좀 더 오래 사실 것 같다. 조석현 누가광명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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