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 66년 만에 첫 한자리…“시진핑 세계 질서 재편 야망”

입력 2025-09-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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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과한 미국 겨냥해 WTO 체제 강조
SCO 정상회의·열병식·내주 브릭스 정상회의까지
중국 중심 다자 체제 협력 가속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주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주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6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을 연출한다. 시 주석은 이번 행사를 미국 주도의 기존 세계 질서를 중국 주도로 재편할 기회로 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의 야망은 열병식 직전인 이날 폐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올바른 2차 세계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와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제창해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WTO 체제 종식을 선언하고 전 세계에 상호 관세와 품목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눈 메시지였다.

열병식에 앞서 2일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을 의식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고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더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형성을 촉진하고자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 양국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3일 열병식에서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자신의 양옆에 세우고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탈피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재차 내보낼 계획이다. 아직 북·중·러 정상회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열병식만으로도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 출신인 수 킴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이들의 참석은 북·중·러 3자 관계를 대중에게 공식화하는 것”이라며 “한미일을 비롯한 전 세계에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3국이 바로 자신들이라는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과 인도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등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막대한 타격을 주면서 시 주석의 행보가 더 돋보인다. 지난해 SCO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올해 6월 SCO 국방장관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의 공동선언을 거부했던 인도가 이번 SCO 정상회의에선 공동선언에 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7년 만에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만나 연대를 강화했다.

브라질은 8일 브릭스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한다. 중국, 러시아 등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 관세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SCO 정상회의와 열병식에 이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결집이 계속되는 셈이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클라우스 쑹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정책은 미국에 대항한다는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의 연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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