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한 시리아가 14년 만에 원유 수출을 공식 재개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리아는 서부 타르투스 항구를 통해 60만 배럴의 중질유를 수출했다. 시리아 에너지부 관계자는 “해당 중질유는 니소스 크리스티아나 유조선에 실려 원유거래회사인 BB에너지와 연계된 B서브에너지에 판매됐다”고 말했다.
아사드 독재정권 시절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권 침해와 민간인 학살이 일어나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시리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시위가 내전으로 이어지며 원유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아 수출은 더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행정명령으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며 수출길이 다시 열렸다. 이는 지난해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새롭게 들어선 과도정부가 친서방 온건 정책 발표와 함께 원유 사업 재건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과도정부는 7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항만 운영사 DP월드와 타르투스 항구 개발을 위한 8억 달러(약 1조11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유 사업 재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시리아 내 유전 대부분이 있는 북동부 지역을 장악 중인 쿠르드족과의 갈등이 향후 원유 수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르드족은 2월부터 과도정부에 원유를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소수민족 포용정책 관련 이견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에는 과도정부군과 쿠르드족 주도 무장단체 시리아민주군(SDF)이 무력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