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에서 기후까지 트럼프 ‘정치 코드’에 맞춘다 [글로벌 통계 수난시대 ②]

입력 2025-08-28 05:0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8-27 17:0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6월 비농업 고용자 수 하향 조정한 노동통계국장 해고
바이든 정부 인사의 통계 조작이라 주장
국가기후평가 보고서도 수정하기로
“민주주의 작동하려면 신뢰할 통계 필요”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앨런타운(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앨런타운(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계에 손을 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객관성을 띠어야 할 통계 수치를 자신의 정치 코드에 따라 은폐 조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 국장을 해고했다.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7월 고용지표에서 5~6월 비농업 고용자 수 증가 폭이 하향 조정된 데 따른 불만의 표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정부 인사가 통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는 대통령선거 전에 고용통계를 조작해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이기게 하려 했던 인물”이라며 “이 바이든 정부의 정치적 인사를 즉각 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E.J. 앤토니를 새 국장으로 지명했다. 앤토니 지명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문제가 수정될 때까지 월간 보고서 발행을 멈춰야 한다”며 “시의성은 떨어져도 더 정확한 분기 보고서가 계속 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정책과 관련한 통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손길이 닿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봄 국가기후평가(NCA) 보고서를 작성해온 과학자들을 모두 해촉했다. 이달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NCA 보고서를 업데이트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보고서는 과학자들이 작성하고 동료 평가를 받아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발간됐다. 그러나 에너지부는 보고서에 담긴 기후위기에 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며 보고서를 수정하기로 했다. 라이트 장관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에서 발행한 NCA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에서 공정하지 못했고 문제가 될 부분을 발견하면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왼쪽)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크리스 라이트(왼쪽)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줄곧 녹색 에너지 정책을 멀리하고 화석연료 정책을 지향했다. 2기 행정부 첫 번째 에너지부 장관만 봐도 석유기업 리버티에너지 설립자인 라이트다. NCA 보고서를 수정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 밖에 국립해양대기청과 환경보호청 등 환경을 다루는 기관들의 기후변화 관련 예산을 축소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 지구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위성 임무 일부를 중단시키는 등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수집 자체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따라 통계가 달라지면 위험해진다는 경고가 나온다. 고품질 인구조사 정보 옹호자들로 구성된 단체인 인구조사프로젝트의 메리 미셸 책임자는 “통계가 손상되면 정책 입안자들이 연방이나 주 정부 차원에서 내려야 하는 큰 결정뿐 아니라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일상적으로 내려야 할 결정까지 약화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이 통계를 다시 신뢰하기는 정말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데이터·거버넌스이니셔티브(EDGI)는 최근 보고서에서 “1기 행정부 때부터 연방정부 환경 관련 웹사이트를 모니터링한 결과 2기 취임 100일 동안 웹사이트 수정은 70% 더 많아졌다”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통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052,000
    • -1.16%
    • 이더리움
    • 4,706,000
    • -0.65%
    • 비트코인 캐시
    • 853,500
    • -2.79%
    • 리플
    • 3,107
    • -3.75%
    • 솔라나
    • 205,900
    • -3.33%
    • 에이다
    • 653
    • -2.39%
    • 트론
    • 427
    • +2.64%
    • 스텔라루멘
    • 375
    • -0.5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40
    • -1.31%
    • 체인링크
    • 21,190
    • -1.72%
    • 샌드박스
    • 221
    • -3.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