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건 연세대 교수(전 외교부 제1차관)는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약간 롤러코스터 같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과 혁명’ 트윗 논란과 관련해 “극우 네트워크가 한국과 미국에 촘촘히 연결돼 있어 잘못된 정보가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흘러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그게 사실이었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미국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 자괴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공동문서가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선 “트럼프 1기 때나 문재인-바이든, 윤석열-바이든 정상회담 때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며 “특이해 보인다. 나쁘지 않다고도 볼 수 있지만 면밀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공동선언에 무역·투자나 방위비 퍼센티지가 명문화됐다면 우리에겐 불리했을 것”이라면서도 “일본과는 공동문서가 나왔다는 점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발언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듣기엔 매우 잘 가꾸어진 문장이고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실무에서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이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이 줄어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저렸다”고 토로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논란에 대해선 “우리는 30개월 월령 제한과 쌀 개방 현 수준 유지가 원칙”이라며 “미국 상무장관 발언은 자국 농민을 겨냥한 레토릭에 가깝지만 결국 옥신각신은 불가피하다. 약속대련 같은 면도 있다”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지금도 1조5000억 원 정도 내는데, ‘3조, 4조 내라’ 하면 어디에 쓸 건지 물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주한미군이 용병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주한미군 미래형 전략화’ 발언에 대해선 “주한미군 병력을 고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다만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해 동북아 분쟁에 우리가 원치 않게 연루되는 건 절대 안 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고 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접수해야 하지만 현실화는 양국 정부의 실력에 달렸다”며 “현재 북한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국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이번 회담에 대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합리한 시각들이 일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무역 문제는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