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금메달 따올게"…올해도 베일 벗는 '아육대' 매력은? [엔터로그]

입력 2025-08-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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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지난해 방송된 '아육대'에서 그룹 NCT 위시 멤버 유우시가 남자 400M 릴레이 예선에 출전했다. (출처='2024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유튜브 채널 MBCentertainment)
▲지난해 방송된 '아육대'에서 그룹 NCT 위시 멤버 유우시가 남자 400M 릴레이 예선에 출전했다. (출처='2024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유튜브 채널 MBCentertainment)

기다려, 금메달 따올게.

결연한 한 마디, 올림픽 같은 세계 스포츠 대회에서 나올 법한 대사입니다.

그러나 이 한 마디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버블에서 나왔는데요. 명절 예능의 터줏대감인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이른바 '아육대'가 돌아온 데 따른 출사표였죠.

매번 명절만 되면 아이돌들이 운동화 끈을 조이고 트랙 위에 나서는 장면은 이제 익숙합니다. 2010년 추석 특집으로 첫 방송된 뒤 맥을 이어온 '아육대'는 대표적인 명절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규모부터 남달라 눈길을 끕니다. 역대 방송 중 가장 많은 참가자가 출전한 데 이어 전통적으로 인기를 끈 종목은 물론 새 종목도 추가되며 흥미를 돋웠는데요. 그런가 하면 현장 녹화에 참여한 팬들에게선 웃음 가득한 후기가 전해져 본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죠.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누가 금메달을 땄다' 등 스포일러도 쏟아지면서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는데요. 올해의 '에이스'와 명장면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벌써 기대가 모입니다.

▲지난해 방송된 '아육대'에서 그룹 배드빌런 멤버 엠마, 클로이 영, 이나가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했다. (출처='2024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유튜브 채널 MBCentertainment)
▲지난해 방송된 '아육대'에서 그룹 배드빌런 멤버 엠마, 클로이 영, 이나가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했다. (출처='2024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유튜브 채널 MBCentertainment)

'아육대'가 돌아왔다

'아육대'의 출발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0년 MBC는 추석 특집 예능 프로그램으로 '아육대'를 파일럿 형식으로 처음 선보였습니다. 당시 16개 팀 130여 명의 아이돌 멤버가 모여 48개의 메달을 놓고 경합했는데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이들이 트랙 위에 나서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2PM, 2AM, 비스트, 티아라, 엠블랙, 인피니트, 미쓰에이, 슈퍼주니어, 샤이니, 에프엑스(f(x)) 등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팀들은 물론 솔로 가수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죠.

성적도 좋았습니다. 당시 방송은 이틀에 걸쳐 1, 2부가 전파를 탔는데요. 두 회차 모두 14~15%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시 추석 특집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위를 기록했죠. 실제 스포츠 대회처럼 나름(?)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준 방송은 젊은 팬들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의 눈길을 붙들 수 있었습니다. 명절인 만큼 가족이 한데 모여 방송을 시청한 것도 시청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첫 방송 성적표와 반응에 힘입어 '아육대'는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육상에 한정됐던 초반 종목도 리듬체조, 에어로빅 댄스 등으로 확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죠.

이 과정에서 '선출(선수 출신)' 멤버들의 맹활약이 공개돼 화제도 모았습니다. 2022년 '아육대'에서는 댄스스포츠 종목이 새롭게 도입돼 여성·남성 아이돌이 각각 4명씩 출전, 전문 무용수와 짝을 이뤄 전문적인 댄스 연기로 경합했습니다. 당시 금메달은 케플러 멤버 샤오팅이 거머쥐었는데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 999 : 소녀대전'을 통해 케플러 멤버로 데뷔한 샤오팅은 어릴 때 댄스스포츠를 시작해 스탠다드 부문 현역 선수로 활동한 '전문가'였습니다. 그가 선보인 남다른 무대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레전드 무대'로 남았죠.

지난해엔 크래비티 세림의 축구 실력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풋살 종목에 출전한 세림은 빠르고 정확한 볼 컨트롤에 이어 페이크 모션으로 골 기회를 얻어내는 기술로 캐스터들의 박수를 자아내며 해당 경기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로 평가받았는데요. '세시(세림+메시)'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사실 그는 초등학교 때 선수로 활동, 축구로 유명한 명문 중학교에서 스카우트도 받은 '축구계가 가요계에 빼앗긴'(?) 인재였습니다. 지금도 세림은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 4'에 출연 중이죠.

브레이킹 종목에서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맹활약한 댄서 출신 엠마를 필두로 남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준 배드빌런이 관심을 싹쓸이했습니다. 초반부터 백플립으로 기세를 제압한 이들은 3연속 백핸드 스프링까지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면서 "에너지가 다르다"는 극찬을 받았죠.

이 같은 모습은 그간 아이돌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매력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단순히 운동 경기를 중계하는 예능이 아니라 아이돌 문화가 대중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로도 작용했는데요. 명절 연휴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포맷 속에서 팬덤 문화와 스포츠 예능의 결합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로 평가받았죠.

올해는 역대 최다 참가자가 등장하는 만큼 볼거리도 풍성할 전망입니다. '아육대' 15주년을 맞아 총 61개 팀 373명의 아이돌이 출전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전통적으로 사랑받아온 육상과 씨름, 승부차기, 댄스스포츠에 더해 신설 종목인 권총 사격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변함없이 마이크를 잡아온 방송인 전현무는 노련한 진행으로 '터줏대감'의 자리를 지키고요. 예능감을 뽐내온 비투비 멤버 이창섭은 첫 '아육대' 메인 MC에 도전합니다. 코미디언 이은지는 특유의 순발력과 안정감으로 무대를 이끌고, 조나단은 MZ세대다운 톡톡 튀는 에너지로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죠. 세대와 스타일을 아우르는 조합 역시 올해 '아육대'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2014년 1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아이돌스타 육상ㆍ양궁ㆍ풋살ㆍ컬링 선수권대회에서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1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아이돌스타 육상ㆍ양궁ㆍ풋살ㆍ컬링 선수권대회에서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육대'도 못 피한 논란…올해는 부상 관리 철저할까?

아육대가 10여 년간 명절 단골 예능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아이돌과 팬덤의 끈끈한 지지 덕분입니다. 수준급의 경기가 펼쳐지면서 긴장감을 자아내는가 하면 어이없는 실력으로 웃음을 안기면서 예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죠.

하지만 불만과 논란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대표적인 건 부상 문제인데요. 일례로 지난해 추석 특집에서는 그룹 제로베이스원 멤버 한유진이 달리기 도중 넘어져 근육 부상을 입으면서 팬들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그 외에도 엑소 멤버 시우민, 샤이니 민호, 방탄소년단 진, 빅스 레오 등 적지 않은 멤버들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바 있는데요. 부상 소식이 적지 않게 들려오면서 K팝 팬덤 사이에선 '아육대'가 기피 방송으로 통하기도 했죠. 출연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는 겁니다.

수많은 아이돌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연애 관련 우려도 빠질 수 없습니다. 일부 아이돌 멤버들은 '아육대' 녹화 현장이 연애의 장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눈길을 끈 바 있는데요. 2016년에는 '아육대' 측에서 '결승선에서 나를 기다렸으면 하는 아이돌'을 뽑아 달라는 투표를 진행해 일부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당시 투표에서는 방탄소년단 지민, 트와이스 사나가 각각 남자·여자 아이돌 1위를 차지해 인기를 증명했는데요. 이 투표는 K팝 팬덤의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고 다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팬 응원석 운영 방식, 사전 녹화 과정에서의 척박한 대기 환경 등 제작 시스템과 관련한 불만도 매년 제기돼 왔습니다. 수백 명의 아이돌과 팬들이 동시에 모이는 현장인 만큼 통제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하는 탓입니다.

그럼에도 '아육대'는 여전히 방청 경쟁률이 치열할 정도로 팬덤에게 매력적인 무대로 남아 있습니다. 현장에서만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적지 않은 관심을 끄는데요. 특히 25일 진행된 사전 녹화 현장에서는 각 아이돌 측에서 제공한 '역조공' 이벤트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랍스터 도시락부터 요아정, 엽떡 등 MZ세대 팬들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한 선물로 감동을 자아낸 겁니다. 방송에 대한 불만과 아이돌을 향한 사랑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녹화 현장이었달까요.

▲(출처=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출처=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단순 예능 아냐…'케데헌'도 샤라웃 (할 뻔)

최근 '아육대'는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이하 케데헌)'에 '아육대' 설정이 등장할 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죠.

포브스 등에 따르면 '케데헌' 속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합동 팬사인회를 하는 장면은 사실 '아육대' 설정이었습니다. 헌트릭스 멤버 루미, 사자 보이즈 멤버 진우는 팬사인회를 진행하면서도 서로를 견제, 팬들에게 들킬까 사이좋은 선후배 행세를 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데요. 팬들은 이들의 속도 모른 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에 함박웃음을 짓죠.

이 장면은 당초 진우와 루미가 '아육대'의 양궁 종목에 임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설정됐습니다. 그러나 포브스에 따르면 이 기획을 접한 임원진이 "왜 갑자기 아이돌들이 허들을 넘고 양궁을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뒷이야기가 알려지자 팬들은 "합동 팬사인회라니, 오히려 비현실적", "'아육대' 설정이 더 자연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한국 K팝 팬덤을 넘어 글로벌 팬덤 사이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쏟아졌다는 건데요. 이처럼 실현되지 못한 아이디어마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건 '아육대'가 이미 단순 예능을 넘어 K팝 팬덤 문화의 코드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아육대는 팬덤 경험을 확장하는 장치로서도 의미가 큽니다. 치열한 방청 경쟁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목격담 공유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오늘날 K팝이 강조하는 체험형 교감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방송과 산업, 팬덤을 잇는 경험 경제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입니다.

K팝 산업 내 일종의 서브컬처적 자산으로 작동하며 팬덤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아육대' 속 장면들. 과연 올해는 어떤 명장면이 베일을 벗을지 궁금해지는데요. 2025 추석 특집 '아육대'는 10월 추석 연휴 중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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