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설계 과정에서 수익률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금 운용주체인 수탁법인 지배구조라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퇴직연금개발원이 개최한 제4차 퇴직연금혁신포럼에서 "기금형 제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집합된 기금 운용주체인 수탁법인 지배구조"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금기금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원칙이 견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지배구조가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며 "연금기금 설계에는 반드시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이사회, 전문가 중심의 투명한 의사결정구조, 이해상충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체계, 장기투자 기조가 견지될 수 있는 지배구조 등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저수익률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현행 퇴직연금 제도 개선 대안으로 거론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관련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른 발제자인 박희진 부산대 교수는 호주, 영국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규모의 경제와 성과 중심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호주형 디폴트옵션인 'Mysuper 펀드'는 가입자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 50세 이전에는 주식 등 고수익상품에 집중하고 그 이후는 안전 자산 위주로 운영한다"며 "영국도 유사한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기금형 도입이 수익률을 반드시 보장하지 못한다"며 금융당국 감독을 받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전문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 근로복지공단 중퇴기금을 확대해 별도 공단을 설립하는 방안 병행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류성경 동서대 교수는 "기금형 제도가 기존 계약형 제도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국내에 부족한 기금형 운영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