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산업 불황에 허덕이는 전남 여수국가산단 입주기업들이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정부가 공급과잉 해소 차원에서 최대 370만t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등 자구책 마련만련 하면서다.
기업이나 산단별 감축량과 방법을 놓고 '눈치싸움'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날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의 핵심은 270만∼370만t 규모 NCC 감축이다.
전체 생산능력 1470만t의 18∼25%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기업에서 재편안을 마련하면 맞춤형 지원을 하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 방침과 함께 '연말까지' 시한도 제시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단인 여수산단 내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계적으로 감축량을 할당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울산과 대산을 포함해 3개 석화산단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여수산단에서만 감축량의 3분의 1을 넘어 절반 가량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기업별로 규모나 상황은 다르지만, 시설 감축이 산단 공통의 과제가 된 만큼 기업 간 협상이나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의 사업재편 자율협약에 참여한 석유화학기업 10곳 가운데 5곳이 여수산단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여수산단 A사 관계자는 "공급과잉 현상이 산업위기의 핵심 원인인 만큼 사업재편이 시급하다는 데는 공감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4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연말까지 기업 자율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감축할지 방안을 제시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NCC 감축 등 구조개편 방안과 정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와 기업 간 소통으로 현실적인 지원대책도 뒤따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