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중 6곳 PER, S&P500 평균 웃돌아
“미국 기업 마진 향상에 도움”
“출구에 사람 몰려 밟힐 수도”

18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주 올트먼 CEO는 현 상황을 1990년대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닷컴 버블에 비유하며 AI 버블을 경고했다. 그는 “거품이 생기면 똑똑한 사람들조차 작은 진실의 조각에 과도하게 흥분하곤 한다”며 “지금 우리가 AI에 과하게 흥분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보급 확대로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이 폭등하다 실적 부진과 투자자 신뢰 하락 속에 붕괴한 사태를 의미한다.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 사이 나스닥에선 인터넷 관련주 가치가 80%나 증발했다.
올트먼 CEO가 이처럼 얘기한 이유는 있다. 지난주 기준 S&P500지수의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22.5배로 집계됐다.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빅테크 7곳 가운데 6곳은 이보다 높은 배수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되는 수익의 34.9배에 거래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32.7배, 애플은 29.6배로 집계됐다. 아마존과 메타는 각각 31.7배, 26.1배였고 테슬라는 151.6배나 됐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AI 수혜주로 분류된다.
월가에선 AI에도 거품이 끼었는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흐빈더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러한 막대한 투자는 수익을 뒷받침하고 생산성 향상과 마진 확대에 도움이 된다”며 “이는 기술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 전반의 마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퓨처럼그룹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 역시 “거품으로 보지 않는다. 전반적인 공급망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고 AI 트렌드의 장기적 추세는 지속적인 투자를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AI 버블은 실질적으로 닷컴 버블보다 크다고 믿는다”며 “S&P500지수에 포함된 상위 10개 종목 주가는 1990년대보다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투자전략가는 “만약 모두가 일부 고평가된 종목에 전부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가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투자 심리가 변한다면 그 종목을 누가 사겠는가”라며 “이건 마치 사람이 너무 붐비는 건물에서 모두가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가다 짓밟히는 상황과도 같다. 그게 바로 지금의 위험”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