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9일 “지난 20년간 우리 정부와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제금융사회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민관 합동의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거버넌스포럼은 19일 논평을 내고 “최근 홍콩 싱가포르 국부펀드와 헤지펀드, 영미계 대형펀드 아시아본부 50여 곳과 개별 미팅한 결과, 한국을 향한 국제금융사회의 불신의 벽은 상상을 초월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외국계 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 다수가 참석한 이번 미팅에서 국제투자자들은 국내 행동주의 캠페인 증가와 국민연금 이사장 교체, 밸류업 재가동 등을 긍정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를 대체해 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내외 행동주의라는 사실에 100% 공감했다”며 “국민연금이 운용업계 전체로 적극적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요구하고 행동주의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면 거버넌스 개선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혁을 훼방하는 패밀리(family), 법원 판결 불확실성, 진정한 독립이사 공급 부족 등은 부정적 요소로 판단했다”며 “대기업은 일반주주 돈으로 전방위 로비를 하는 외에 시차제 이사 임기 제도 등을 악용해 집중투표제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법개정 등 법 제도가 변해도 판사들은 개인 성향에 따라 과거와 유사한 판결을 할 수 있주주권익이 명백히 침해된 사례라도 재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배주주 눈치를 보는 독립이사가 대부분이므로 당분간 이사회 의사결정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했다”고 언급했다.
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요 대기업 거버넌스와 관련해 “5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 거버넌스가 상대적으로 낫다”며 “실제 롯데 상장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을 최악으로 꼽을 수 있지만, LG그룹이 4대그룹 중 거버넌스 개선에 가장 무관심하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서는 “배당 성향 기준 감세안을 단순화 시키고 추가로 최소 2~3년 보유한 장기 투자자가 받는 배당에 대해 추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일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의 거버넌스 관련 정책을 두고는 “과거 정권과 달리 자본시장 개혁 관련 준비를 많이 했고 진심이라고 보인다”면서도 “지난달 3일 상법 개정안이 급히 통과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준비된 첫째 법안을 순서에 맞춰 공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수장이 정해진 금융위와 감독원이 빨리 나서서 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을 국제금융계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가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완수해도 과연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 인디아 대만 대비 투자자 보호가 뛰어나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과거 유쾌하지 않았던 경험에 비추어 상법개정이 되었어도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일반주주 권익을 존중할지 회의적”이라며 “이번이 정말 대한민국이 기업 거버넌스 개혁, 자본시장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