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문해 능력은 연령이 높고, 농산어촌에 거주하거나 학력·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중졸 이하 학력자, 저소득층에서 기초적인 디지털 기기 사용조차 어려움을 겪는 비율이 높았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제1차 성인디지털문해능력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처음 실시한 전국 단위의 문항 기반 표본조사로 전국 18세 이상 성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일상생활에서 디지털 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 1’ 성인은 전체의 8.2%, 약 35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디지털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경험이 부족해 키오스크나 지도 앱 등 일상적인 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준 2’는 기본적인 조작은 가능하지만 실생활에 활용하기엔 부족한 수준으로 전체의 17.7%(약 758만 명)였다. 반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인 ‘수준 3’은 21.4%(약 918만 명), 다양한 문제를 능숙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 4’는 52.8%(약 2266만 명)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지털 활용 수준 외에도, 연령·지역·소득·학력 등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수준 1’ 비율은 연령이 높고, 농산어촌 거주자일수록,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다. 60세 이상 성인의 경우 23.3%,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는 34.6%, 월 가구 소득 300만 원 미만은 25.9%가 ‘수준 1’에 해당했다. 이에 비해 18~39세 청년층은 0.8%에 불과했다.
성인의 디지털 활용 목적은 ‘가족·지인과의 연락’(97.0%), ‘일상 정보 검색’(84.8%), ‘유튜브 시청 등 여가’(84.4%), ‘온라인 쇼핑·결제’(70.8%) 등 다양한 분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성인의 40.4%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77.7%가 불편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인을 위한 인공지능(AI)·디지털 평생교육 지원을 본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찾아가는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한글햇살버스가 확대 운영된다.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를 싣고 경로당, 마을회관 등 지역 거점에 직접 방문해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2025년에는 5개 지역으로 운영 범위가 확대된다.
또한 디지털 평생교육이용권 등을 통해 저소득층,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의 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저소득층 약 8만 5000명, 노인 약 8000명, 디지털 소외 성인 약 1만 명에게 1인당 연간 35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간 기업·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은행, 매장 등 실제 생활 공간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현장실습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 ATM이나 맥도날드 키오스크를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방식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디지털 기술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의 규모와 특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모든 성인이 디지털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