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해상ㆍ항공 등 B2B 공략 예고
저궤도 위성망 국가안보ㆍ산업 직결
글로벌 우주전쟁 속 韓도 속도 내야

미국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한국 진출을 위한 준비를 모두 끝냈다. 이르면 연내 국내 서비스가 개시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국은 앞다퉈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통신망을 확보해 ‘통신 주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지구국(지상 기지국) 무선설비 기기’가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평가를 ‘적합인증’으로 통과했다. 적합성 평가는 방송통신기자재 등이 전파환경에 위해를 주거나 전자파 장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제조·판매·수입 전 거쳐야 하는 심사다. 스페이스X가 취득한 적합인증 항목은 전파환경이나 방송통신망에 위해를 주거나 전자파로 인해 정상적인 동작이 방해받을 수 있는 기자재가 받는다.
이로써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 개시를 위한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됐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해외사업자는 국내에서 직접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에 스타링크는 국내 법인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하고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이어 정부에 스페이스X와 체결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와 국내 공급에 관한 국경 간 협정까지 승인받았다.
스타링크는 국내에서 해상, 항공, 산간 등 통신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분야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상대적으로 지구와 가까워, 통신 지연이 적고 고속 통신에 유리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로 인해 산악, 사막, 해상, 극지방 등 지상망이 닿지 않는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어 ‘오지 통신’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스타링크는 SK텔링크, KT SAT 등 국내 기업과의 접점도 늘렸다.
미국뿐 아니라 각국은 우주 통신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1만2992기의 저궤도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궈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 산하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이 주도해 ‘디지털 일대일로’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구상이다.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통신의 안보적 중요성을 계기로 ‘아이리스2(IRIS2)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독자적 위성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아이리스2는 재난 대응과 군사 통신을 포함한 필수 서비스를 지원해 유럽의 통신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주요국이 위성통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상망은 전쟁이나 재난 상황에서 손쉽게 마비될 수 있지만, 저궤도 위성망은 하늘 위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해 끊김 없는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 2030년까지 3200억 원을 들여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를 투입해 수천 기의 위성을 띄우는 주요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앞으로도 위성통신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인드커머스는 글로벌 위성통신 시장이 2023년 523억 달러(약 71조3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2162억 달러(약 294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 중 저궤도 위성통신 비중은 67%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