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증시전문가들은 8월 주식시장의 성과 부진에 주목하며, 향후 3분기 실적이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이 약해진 반도체를 비롯해 기존 주도 주인 조선, 방산, 원전, 금융주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8월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성과가 좋지 않다. 지난 4개월간 올랐던 코스피는 하락 반전한 상태다.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한 주가수익비율(PER) 배수 확장세는 약해졌다. 공교롭게 PER 개선은 당분간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동 수치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리 불확실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PER 배수 상승은 금리 하락이 뒷받침한다.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작다. 미국 금리가 방향성을 띄기 힘든 형국이다. 물가 부담이 그 이유다. 14일 발표된 생산자물가(PPI)는 크게 상승했다. PPI는 전월 대비, 그리고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9% 급등했다. 이로 인해 향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방향성도 모호해졌다.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도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22일 오전 10시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동의 유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마지막은 미국채 수요 부진이 금리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8월 국채 입찰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과 대표 장기채인 30년물 수요가 생각보다 강하지 못했던 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두 채권의 응찰률과 해외기관 수요와 관계된 간접 낙찰률은 7월보다 낮았는데, 이는 금리 상승을 유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증시도 전주처럼 매크로 불안에 영향을 받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 연설의 경우, 한국시간 금요일 밤 11시에 진행되므로 그 전에 유의미한 베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렇다 해서 투자 포지션을 모두 중립화하기는 힘들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술 수정이 필요하다. 매크로가 불안할 때 주목할 대상은 결국 실적이다. 2분기 어닝시즌이 사실상 종료되었기에, 앞으로 주목할 건 3분기 실적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관세 불확실성이 약해진 반도체를 비롯해 기존 주도주인 조선, 방산, 원전 그리고 금융주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iM증권 리서치본부 = 광복절 휴장 전일 국내 증시는 강보합 마감했다. 2분기 실적 마무리와 상법 개정안 관련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특별한 모멘텀 부재로 증시의 뚜렷한 방향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거래대금이 축소된 가운데 뚜렷한 순매수 주체가 등장하지 않았으나 순환매 장세는 이어졌다.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국내 웹툰 기업인 탑코미디어(+17.61%), 미스터블루(+11.17%) 등이 상승했다.
수소 및 연료전지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에너지 전환 분야의 수소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주요 과제로 추진된다는 소식에 두산퓨얼셀(+5.23%), 에스퓨얼셀(+2.90%) 등이 상승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14일로 마무리되면서 실적 장세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2분기 실적은 대체로 부진했으며,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3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상법 개정안 등 증시를 부양했던 정책 모멘텀도 소강 국면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다.
증시는 상승을 위한 또 다른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시장은 주요국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을 다시 거칠 것으로 보인다. 전주 미국에서 생산자물가가 급등한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하나, 국내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은 위안 요소로 꼽힌다. 또한 곧 다가올 한·미 정상회담 소식도 증시에 큰 이벤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