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ㆍ젤렌스키 18일 회담에 유럽 정상 대거 동행…일방적 영토 양보안 견제

미에 우크라 안보 보장 요구 피력 계획
젤렌스키 “러시아, 3자 회담 거부 지속”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왼쪽)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브뤼셀(벨기에)/AFP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며, 여기에는 유럽 정상들이 대거 동행해 지원사격을 할 예정이다.

17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으로 내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비롯해 참석이 확정된 이들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이다. 특히 뤼터 총장과 스투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했으며, 18일에는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정상들과 회동할 계획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회담에 앞서 이날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만나, 백악관 회담의 우선 의제를 조율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장기 군사지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추진, 러시아 침략에 맞선 대서양 횡단 연대 강화 문제에 집중했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끝까지, 필요한 한 계속해서 여러분을 지원할 것”이라며 “EU는 우크라이나·러시아·미국의 3자 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경우 다음달 EU가 러시아에 대한 19차 제재 패키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는 “다가오는 백악관 회담이 생산적이길 바라며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언쟁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유럽 수장들의 동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유럽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이 홀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경우 2월 백악관 회담 때처럼 ‘공개 면박’을 당하고 일방적으로 영토 양보를 강요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에 미국을 적극 참여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같은 날 오후 영국ㆍ프랑스ㆍ독일 정상의 주도로 열리는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보장을 위한 ‘의지의 연합’ 화상 회의에도 함께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푸틴과의 정상회담 후 “푸틴이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의 양보를 요구했다”면서 “러시아는 매우 큰 강대국이고,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합의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는 어떤 제안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기자들에게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오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 참여하는 3자 회담에서만 논의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러시아는 3자 회담에 응할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