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은 33.7%
출범 만 6개월 되는 9월 말 변수
거래량 '15%룰' 초과시 거래 중단

출범 6개월을 앞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KRX) 거래대금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다음 달 말부터 적용되는 ‘15% 룰’이 향후 성장세의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8월 일평균 거래량은 2억250만 주, 거래대금은 8조24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RX 일평균 거래량(11억6584만 주)의 17.4%, 거래대금(16조2278억 원)의 50.8%에 해당한다. 월간 기준으로 KRX 거래대금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첫 달인 3월 거래대금 점유율이 3.8%에 불과했으나 7월 31.8%, 8월 들어 33.7%로 뛰었다. 상장 종목도 10개에서 788개로 확대됐고 21거래일 연속 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했다.
걸림돌은 현행 자본시장법이다. 자본시장법상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의 15%를 초과하면 전체 거래가 중단되고 개별 종목은 30%를 넘으면 이틀 뒤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 3월 4일부터 8월 12일까지 넥스트레이드의 비중은 11.4%였지만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달 24일 전후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트레이드는 그동안 법정 한도 초과를 피하기 위해 거래량이 많은 종목의 하루 거래비중을 10~14.5%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하는 등 가이드라인 마련에 고심해 왔다. 동시에 규제 완화에 대해 넥스트금융당국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당국이) 이번 달 안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며 "방침이 정해지면 9월 말 15%가 넘지 않도록 노력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초기 설정된 거래량 한도를 현실화하거나 제도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넥스트레이드는 현재 자본금 14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소진했다. 사업 초기 전산 인프라 구축과 고도화에 예산을 집중했다. 다음달에는 전산망 추가 업그레이드도 예정돼 있어 금융당국 차원의 안정적 재원 확보와 규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세에 맞서 KRX도 거래 시간 연장, 수수료 조정,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 증가 우려로 노조 반발이 거세다. KRX 노조는 “비용 보전도 안 되는 ATS 무임승차에 시장관리 기능은 운명했다”는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KRX가 구축한 인프라 위에서 거래 수수료만 취하는 ATS와, 기업 상장과 시장감시 등 시장 운영·관리를 함께 책임지는 KRX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 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문을 넣으면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 시장 중 싼 쪽에서 체결되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거래소는 시장 운영·관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체감하긴 힘들어도 수수료가 미미하게 더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