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프로그램 오래하다 보니까 (야구에서 나오는) 모든 장면을 다 찍을 수 있네요. 뭐 어쩌겠어, 다 환불해 줘야지. 대은이 빨리빨리 하라니까."
장시원 단장이 강릉고등학교와의 직관 경기가 처음으로 우천 취소가 되자 허탈한 마음을 전했다. 그래도 폭우 상황에도 비를 맞으며 춤을 추고 즐기는 팬들을 보면서 뭉클한 마음을 전했다.
11일 오후 8시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시원(StudioC1)'을 통해 공개된 '불꽃야구' 15회에서는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강릉고와의 직관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에서 김성근 감독은 평소와 다른 선발 라인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근우의 부상으로 인해 1번 타자가 당장 공석이 된 상황에서 라인업의 변화가 불가피했기 때문.
장시원 단장은 "라인업 나왔습니다. 처음 보는 라인업이다"라고 말해 모두를 긴장하게 했다. 실제로 발표된 라인업은 1번 타자 2루수 임상우, 2번 타자 우익수 문교원, 3번 타자 지명타자 김문호, 4번 타자 1루수 이대호, 5번 타자 좌익수 정의윤, 6번 타자 3루수 정성훈, 7번 타자 중견수 이택근, 8번 타자 포수 박재욱, 9번 타자 유격수 김재호로 구성됐다.
김문호는 불꽃 파이터즈 창단 이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반면 캡틴 박용택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도 제외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선발투수로는 이대은이 나섰다. 지난 경기에서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로 등장했던 이대은은 이날 검은색으로 다시 염색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대은은 "감독님한테 한소리 들었다. 대구고와의 경기에 (노란색 머리로) 마운드에 있는 것 보니깐 보기 안 좋았다고 하셔서 바로 (검은색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장시원 단장은 "감독님이 따로 돈을 줬다는 소문이 있던데?"라고 물었고 불꽃 파이터즈 멤버들은 "맨날 돈돈 거리네"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대은은 "내가 달라고 한게 아니다. 감독님이 머리색 보기 싫다고 하시고 스윽 오시더니 20만 원을 (염색하라고) 주셨다"고 했다.
이대호는 "야 할아버지한테 용돈 줄 생각은 안 하고 돈 받냐?"고 질타했고 이대은은 "안 받으려고 했는데 받으라고 버럭하셨다. (염색하고) 12만 원 남았다. 좋은 데 쓰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재영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발 통보를 받았다가 취소된 사연을 털어놨다. 신재영은 "이틀 전에 감독님한테 선발을 통보받았는데 아까 다시 전화하시더라. (강릉고에) 왼손 타자가 많더라고 미스. 넌 좀 앉아 있으라고 하셨다"고 밝혀 씁쓸하게 했다.
이날 직관 경기 전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선수들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 하지만 가수 김다현의 애국가 제창이 진행된 후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가면서 비가 그쳤고 경기가 시작됐다.


불꽃 파이터즈 선발 이대은은 1회 초를 완벽히 막아냈다. 강릉고의 1번 타자 중견수 이지후를 2루 앞 땅볼, 2번 타자 1루수 전나엘을 1루 뜬공, 3번 타자 좌익수 권민수를 다시 2루 앞 땅볼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반면 불꽃 파이터즈는 1회 말부터 선취점을 뽑아냈다. 임상우가 강릉고 선발 김연재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문교원은 땅볼을 쳤고 선두 주자인 임상우만 아웃이 되며 물러났다. 시즌 첫 선발로 나선 김문호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고, 이대호는 1루 뜬공으로 물러났다. 2사 1, 2루 상황에서 정의윤은 볼넷으로 출루했고 주자가 2사 만루 찬스에 정성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정성훈은 교체된 투수 이의천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고 그 사이 3루 주자 문교원과 2루 주자 김문호가 홈을 밟았다. 2-0으로 앞선 불꽃 파이터즈는 2사 1, 3루 상황에서 이택근이 찬스를 이어갔다. 이택근은 3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쳐냈고 그 사이 정의윤이 홈을 밟으며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후속 타자인 박재욱은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대은의 호투는 2회 초에도 이어졌다. 이대은은 4번 타자 3루수 송지훈을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5번 타자 박상준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6번 타자 황우철을 상대로 첫 삼진을 잡았다. 7번 타자 원지우에게 다시 안타를 맞은 이대은은 2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8번 타자 정원준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2회 말에도 불꽃 파이터즈 선수들은 이대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재호는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임상우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문교원은 뜬공으로 물러났고 2사 2루에서 김문호가 시즌 첫 안타를 뽑아냈다. 김문호는 2루까지 진루했고 그 사이 임상우는 득점에 성공했다. 4번 타자 이대호도 좌익수 앞 안타를 뽑아냈고 그 사이 김문호가 홈을 밟으며 점수는 5-0으로 벌어졌다. 강릉고는 투수를 양희찬으로 교체했고 정의윤의 타석에서 비가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졌다. 결국 주심은 경기를 잠시 중단했고 40분가량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비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였고 결국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다만 이날 2회 말 2사까지 진행하던 경기는 서스펜디드 게임(경기 중단 시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임)으로 차후 진행될 예정이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에도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노래 틀어줘요. 춤이라도 추게"라는 팬들의 외침에 '불꽃야구' OST가 들리기 시작했다. 노래에 맞춰 팬들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기 시작했다. 마치 워터밤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 즐거운 시간은 이어졌지만 결국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불꽃 파이터즈에서는 우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유희관이 재치있는 모습으로 1루,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면서 슬라이딩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 문교원과 임상우를 불러 한 번 더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로 중단된 후 장시원 단장은 "2회말 2아웃 5-0 상황 그대로 서스펜디드 경기로 추후에 진행하도록 하겠다. 오늘 좀 우천 취소가 처음 됐는데 비가 오는데도 (팬들이) 끝까지 남으셔서 춤추고 즐기시는 모습 보면서 되게 좀 감동스러웠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불꽃야구'는 새로운 직관 생중계 경기도 예고했다. '불꽃야구'는 24일 오후 6시 사직구장에서 불꽃 파이터즈와 부산고등학교의 맞대결, 31일 오후 6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불꽃 파이터즈와 연천미라클의 맞대결을 직관 생중계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경기는 SBS플러스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으며 티켓 예매는 각각 20일 오후 2시, 27일 오후 2시 예스24를 통해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