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MS 등 주가 상승도 AI 활성화에 도움
현재 AI 유니콘 498곳·가치 2700억 달러
샌프란시스코, 뉴욕 제치고 새 부의 중심지로

스케일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산더 왕은 28살 나이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메타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하면서 왕의 순 자산도 36억 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미라 무라티 역시 2월 싱킹머신랩을 설립한 후 120억 달러를 유치하면서 자신의 자산 가치도 20억 달러로 늘렸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와 마이클 인트라토 코어위브 CEO의 보유자산 가치도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앤스로픽의 경우 현재 기업가치가 3월의 3배가량 뛰면서 CEO 외에 6명의 다른 직원들도 억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밖에도 마이클 트루엘 애니스피어 CEO는 자산이 10억 달러에 육박해 억만장자 타이틀을 눈앞에 뒀다.
이들은 자신이 창업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덩달아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지닌 비상장 기업(유니콘) 중 AI 분야는 498곳이다. 이들 가치는 누적 2700억 달러에 달한다. 기업가치를 1억 달러로 넓히면 그 수는 1300곳이 넘는다.
기업 가치가 늘어난 데는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더불어 대기업들의 성장 가속도 한몫한다. 엔비디아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와 밀접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데이터센터나 컴퓨팅 파워를 구축하려는 인프라 기업들이 활성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앤드루 맥아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수석 연구원은 “100년 넘는 데이터 역사를 돌아봐도 이보다 빠른 속도로 부가 창출된 것을 본 적 없다”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AI로 창출되는 자산 대부분은 비상장 기업에서 발생하는 만큼 주주나 창업자들이 지분을 현금화하기는 어렵다. 대신 세컨더리 마켓이 급성장하면서 유동성도 늘고 있다. 프라이머리 마켓이 기업공개(IPO)처럼 기업 주식을 투자자에게 발행하는 곳이라면 세컨더리 마켓은 기존 주식 보유자가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곳을 의미한다. 창업자 다수는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경우도 많다.
CNBC는 “시간이 지나고 IPO가 이뤄지면 민간 AI 자산 상당수는 결국 더 유동화할 것”이라며 “이는 자산관리 업계에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억만장자들의 부상에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뉴욕을 제치고 새로운 ‘부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리콘밸리 지역연구소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지난해 35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뉴월드헬스헨리&파트너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억만장자 수가 82명으로 뉴욕의 66명을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백만장자 수는 두 배 이상 늘어 뉴욕의 45% 증가를 압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