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은 2나노 기술 가능성

대만 검찰이 5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로부터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탈취한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만 고등검찰청은 지난달 말 TSMC가 내부 조사를 통해 전현직 직원이 회사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당국에 보고한 뒤 이날 세 명을 구금했다. 그외 다른 2명은 보석으로 석방됐고, 한명은 바로 석방됐다.
구속된 3명은 현직 직원 2명과 전직 직원 1명으로 대만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직 직원이 '천(Chen)'씨라는 것 외에는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TSMC도 정기 모니터링 중 비인가 행위를 탐지한 후, 관련 직원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하고 징계 조치를 취했으며, 법적 절차도 시작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TSMC는 “자사의 포괄적이고 강력한 모니터링 체계 덕분에 이번 사안을 조기에 인지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즉각적인 조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번 사태는 TSMC의 2나노미터 칩 기술에 대한 핵심 정보를 탈취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현재 정확한 동기나 정보 유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수사당국은 유출 범위 및 추가 관련자 여부를 조사 중이다.
TSNC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칩 기술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집적도와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연내 2나노미터 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3년 전 대만 입법부가 핵심 기술 보호 조항을 국가보안법에 추가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영업비밀 유출 사건이다. 이 조항에 따라 14나노미터 미만 반도체 제조 기술은 ‘적대적 외국 세력’이나 경쟁사로의 유출이 금지된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대만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해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확보한 사례가 발발한 후, 국가보안법에 ‘국가 핵심 기술’ 보호 조항을 포함시켰다.
TSMC는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FT는 “이 사건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치열한 기술 경쟁을 보여준다”면서 “엔비디아ㆍ애플ㆍ퀄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둔 TSMC는 세계 최첨단 칩의 90% 이상을 생산하며, 최근 몇 년간 삼성과 인텔을 제치고 격차를 더욱 벌려왔다”고 설명했다.
대만 언론인 유나이티드데일리뉴스는 검사와 수사관이 관련해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고 전했지만, 해당 정보의 출처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도쿄일렉트론과 대만 검찰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FT는 “TSMC는 과거에도 전직 엔지니어들을 통해 자사 기술을 취득한 경쟁사를 상대로 장기적인 법적 대응을 벌인 바 있다”면서 “오랜 경쟁사인 한국 대기업 삼성에 합류한 전 임원을 상대로 한 소송과,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상대로 한 사례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