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더위 치유활동 ‘세 줄 읽기 쓰기’

입력 2025-08-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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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복지사

필자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자기-돌봄 글쓰기’를 가르친다. 사회복지사는 일하면서 마음을 많이 써서 마음이 자주 아프다. 하지만 본인이 힘들어하면 자신이 돌보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대체로 아픈 감정을 숨긴다.

그런데 이 감정을 진솔하게 글을 쓰면서 풀어내면, (그리고 믿을 만한 동료들과 함께 나누면), 마음이 조금 덜 힘들고, 때로는 말끔하게 치유된다.

힘든 감정을 글로 정리하면 왜, 어떻게 마음이 치유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가 힘든 일을 겪은 후에 해당 경험을 돌아보면서 글을 쓰면, 혼란스러운 감정이 정리되면서 사건이 품은 의미를 스스로 재구성하게 된다.

이때 해당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이유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그래서 생겨난 모든 일을 본인만의 시각으로 차분하게 정리하면 마음에 다시금 질서가 잡힌다. 이를 ‘인지 재구성 이론’이라고 칭한다.

인지 재구성 이론 대가인 제임스 페니베이커(James W. Pennebaker) 박사에 따르면, 힘들었던 경험을 소재로 삼아서 글을 쓸 때, 단순히 힘든 감정을 쏟아내면 효과가 적다.

감정 표현과 함께, ‘왜 이런 일이 생겨났는지’, ‘이 일을 겪으면서 나는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뤄야 한다. 그리고 ‘왜냐하면’이나 ‘깨닫게 되었다’ 같은 인과 또는 통찰 어구가 포함되도록 쓰면 치유 효과가 더욱 강력해진다.

마음이 힘들 때 간단하게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 그러나 생활이 바쁘니 일기도 부담스럽다. 그냥 세 줄 정도만 써 보자. 오늘 하루 겪은 일을 짧게 적고 생각과 감정을 가볍게 담아 보자. 예컨대, 이렇게 써 볼 수 있겠다. ‘그동안 오고 싶었던 케이크 집에 드디어 왔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나를 위해 틈을 만들었다. / 나, 애쓰고 있다, 이 시간을 누려야지.’ (수개월 동안 바쁘게 일해온 조OO 재활상담사는 잠시 짬을 내서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상을 주었다.)

세 줄 일기 쓰기는 단순한 글쓰기와는 좀 다르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면서, 때로는 그저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의 스트레스를 함께 다스리는 과정이다. 특히 요즘같이 날씨가 무덥고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젊은이들이 마음의 여백을 조금이나마 늘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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