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고발 그 후…'나는 생존자다'가 다시 일으킬 파장 [이슈크래커]

입력 2025-08-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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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출처=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을 기억하시나요?

2023년 3월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제목처럼 자신을 '신'이라 칭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이비 종교의 어두운 단면과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회적 공분이 치솟으면서 네티즌들도 단결(?)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언급된 사이비 종교 관련 장소를 찾아내 공유하는가 하면 과거 사이비 종교 신자였던 유명인을 파헤치고, 관련 기업에 대해서 불매 운동을 벌였죠.

다큐멘터리 공개 당시 한 단체의 지도자는 진작(?)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요. 당시 현직 검찰총장이 공판 상황을 직접 챙기면서 '엄정 대응'을 지시했을 정도로 국민적 공분이 높았습니다.

그런 '나는 신이다'가 두 번째 이야기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후속편 공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논란의 단체에서 '방송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겁니다.

▲(출처=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출처=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

'나는 신이다'가 안긴 충격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 오대양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 등 자신을 '신'이라 부르며 사람들을 지배했던 이들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모았던 건 JMS였는데요. 피해자 '메이플'이 직접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명석을 고발, 증언하고 나서면서 충격을 더했죠. 이는 한국 사회에 강한 파문을 일으켰고 "침묵하지 않겠다"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도 불을 붙였습니다.

공개 직후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정명석 사건 공판 상황을 직접 보고받고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JMS의 교주 정명석은 2009년 신도 성폭행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출소했지만, 출소 직후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2022년 10월 재구속된 상태였죠. 참고로 대법원은 1월 준강간, 준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사회적 파장도 이어졌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정명석 필체'를 통해 JMS 관련 시설을 식별하는 움직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한 건데요. 특정 글씨체로 된 간판이 포착되면 그곳이 JMS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미용실, 치과, 음식점, 카페 등 다양한 장소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됐습니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배우 강지섭은 과거 방송에서 공개된 방 안의 'JMS 예수 액자' 때문에 신도 의혹을 받았는데요. 그러나 그는 이미 종교를 탈퇴한 상황이라고 밝혔죠. 해당 그림을 찢는 모습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직접 공개하면서 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악플에 결국 SNS 활동을 중단했죠.

이후 약 2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강지섭은 JMS 의혹에 입을 열었는데요. 그는 4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스테이'에서 "교주랑 내통하는 거 아니냐, 여자를 몇 명 갖다 바쳤냐(라는 비난을 들었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한 명이 엄청 친절하게 대해줬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사기꾼이었고, 드라마를 했던 모든 금액을 사기까지 다 당해서 내가 이 세상에 있으면 안 되나 생각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출처=넷플릭스 '나는 생존자다')
▲(출처=넷플릭스 '나는 생존자다')

사이비 넘어 '참사 생존자'까지…고발 범위 확장

'나는 신이다'가 사이비 종교의 민낯을 드러냈다면, 공개를 앞둔 '나는 생존자다'피해 이후의 삶에 주목합니다. 단지 피해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이 어떤 구조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했고, 그 침묵이 어떻게 반복된 참사로 이어졌는지 묻는 확장판이랄까요.

이번 시즌은 총 4개의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앞서 '나는 신이다'를 통해 얼굴을 드러내며 맞서 싸운 메이플의 이야기도 계속되는데요. '나는 신이다'에서 용기를 낸 자신을 보고 정명석을 고소한 피해자가 21명이라는 그의 인터뷰, "중학교 2학년이 처음 피해 입었던 날"이라는 또 다른 피해자의 증언, "시즌2는 미성년자를 다룰 것이다. 이걸 막아야 돼요 여러분. 끝납니다. 저희"라는 JMS의 2인자에 이어 제작진을 미행하는 누군가, 그리고 JMS 신도인 경찰의 등장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벌써 충격을 안깁니다.

다큐멘터리 공개 전이지만 이미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JMS는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법에 문화방송(MBC)과 넷플릭스를 상대로 하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전작인 '나는 신이다' 공개를 앞둔 2023년 2월께도 JMS는 서부지법에 MBC와 넷플릭스를 상대로 공개를 막아달라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죠.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JMS 측은 이 사건 프로그램의 내용이 모두 허위 사실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MBC와 넷플릭스 측은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 및 주관적 자료를 수집한 다음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JMS 측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주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12일 가처분 신청 관련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JMS를 비롯해 형제복지원, 지존파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의 생존자들이 등장합니다. 조성현 PD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처참한 네 가지 사건은 과거 종결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공권력의 비호하에 사건의 이름과 발생한 장소가 다른 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인간이 가장 덜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되어버리는 세상에서 '나는 생존자다'는 과거를 기록하는 다큐가 아니라 다가올 세상과 참사에 대한 경고"라고 설명했죠.

▲1월 9일 서울 강남대로 한 센터에서 열린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조성현 PD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월 9일 서울 강남대로 한 센터에서 열린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조성현 PD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극성 vs 고발의식⋯다큐가 넘어야 할 경계

'나는 신이다'는 단순한 고발을 넘어 실제 사회에도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콘텐츠로 꼽힙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시리즈는 숱한 우려도 받았습니다. 욕조 속 피해자의 나체 장면이나 성폭력 묘사 등이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선정성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그건 영화도, 예능도 아닌 실제로 누군가 겪은 일"이라며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내부에선 방어 논리가 구축된다. 한 명이라도 이걸 보고 자신이 겪은 일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나올 수 있다면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신도들의 탈퇴를 자극하는 게 핵심 목표"였다며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 의도를 생각하면 이런 형태가 맞았다"고 강조했죠.

사실 조 PD는 '나는 신이다'로 고발도 당했는데요. JMS 신도들이 여성 신도들의 나체가 드러난 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송출한 혐의로 그를 고발했고, 경찰이 지난해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겁니다.

다만 3월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민)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던 조 PD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제작 목적, 촬영대상자 비식별화(모자이크) 조치, 법원의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 등을 고려할 때, 조 PD의 연출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형법 20조)라고 판단한 겁니다.

고발성 다큐멘터리는 늘 그 경계 위에 서게 됩니다. 실제 피해자의 음성, 얼굴, 신상 정보 등이 무분별하게 노출될 경우 사회적 낙인이나 추가 피해 등 2차 가해 우려가 있고요. 시청률과 화제성에 집착해 사건을 자극적으로 재구성하거나 과장할 경우 왜곡된 인식, 과도한 공포·불안감을 대중에게 심어줄 수도 있죠.

이에 고발 다큐멘터리는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의 존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야 하며 공익성과 화제성 사이의 경계를 조율해야 하죠. 제작자의 연출 의도, 편집 방식, 사용된 자료의 출처와 맥락 등 모든 요소가 도마 위에 오르니까요.

'나는 신이다'는 결과적으로 법적 판단에서 그 정당성이 인정됐습니다. 그리고 이제 같은 제작진이 만든 '나는 생존자다' 역시 다시 그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인데요. 이번에도 불편한 진실을 불편하게 풀어내면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까요? 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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