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덥고 습한 초여름으로 들어서면 영유아(0~6세) 사이에서 빠르게 번지는 질환이 있다. 아이의 손과 발, 입 주위 혹은 입안에 수포성 발진이 일어나는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열과 피부 병변을 동반하며, 명확한 치료 수단이 없어 예방이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으로 주로 6세 이하의 어린 소아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뿐만 아니라, 문화센터, 키즈카페 등 여러 명의 아이와 접촉이 잦은 환경에서 유행하는 특성을 보인다. 손 또는 감염된 사람의 코와 목, 입을 통해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과 직접 닿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의 표면을 접촉할 때 감염될 수 있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3년 7월 수족구병 7월 환자 수는 7만3543명, 지난해 7월에는 15만2437명으로 여름철에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수족구병 진단은 대개 증상과 피부 병변을 관찰해 이뤄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3~5일 정도의 잠복기가 지나면, 입 안에 물집이 발생하거나 손과 발, 엉덩이에도 붉은 반점 형태를 지닌 수포성 발진이 보이며 발열, 인후통, 침 흘림, 식욕부진 및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식욕부진이 심하면 탈수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소변 횟수가 급격히 줄지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족구병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대개는 증상이 가벼워 열이 없거나, 있어도 미열이며, 입 안의 물집이 나으면 식사량도 평소대로 돌아오게 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간혹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해 입원이 필요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수족구병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준수해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는 대변을 통해 배출되므로 아이의 기저귀를 갈거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하거나 알코올 손 소독제를 이용하여 손을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조혜경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이 직접 접촉하는 공용 장난감, 놀이기구 등의 물품은 자주 세척하면 수족구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며 “수족구병에 걸리면 대부분 7~10일 후 회복되지만, 드물게 수막염, 뇌염 등의 신경계 합병증이나 심근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수족구병 의심 증상이 보이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라며 “아이가 평소와 달리 잘 놀지 못하고 처지는 증상을 보이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