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바르셀로나가 다시 한 번 ‘클래스의 차이’를 증명했다.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바르셀로나는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FC와의 친선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방한 2연전을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폭우 속에서도 4만 5천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라민 야말과 가비 등 ‘영건’들의 맹활약이 빛났다.
이날 폭우가 쏟아지는 대구스타디움에는 4만5000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그러나 비는 바르셀로나의 공격 본능을 막지 못했다. 전반에만 가비의 멀티골과 레반도프스키의 추가 득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바르셀로나는 후반에는 토니 페르난데스와 마커스 래시퍼드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완성했다.
바르셀로나는 최정예에 가까운 라인업을 가동했다. ‘신성’ 야말,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삼각편대에 가비, 프렌키 더 용, 아라우호, 쿤데 등 주전들이 대거 출전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특히 야말은 가비의 선제골을 도우며 ‘제2의 메시’란 별칭에 걸맞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대구FC는 리그 최하위권의 상황 속에서 로테이션 중심의 1.5군 라인업을 내세웠지만, 세계 최강급 전력을 상대한 경기에서 이렇다 할 저항은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20분 지오바니가 빈 골문을 놓친 장면이 그나마 결정적 기회였지만 공은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권태영도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한 채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대패 속에서도 대구 김병수 감독은 실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백5에서 백4로 변화를 줬다. 리그 생존을 위해서는 수비적 전략보다는 승리를 위한 전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세계적인 팀과의 맞대결이 우리에게 큰 경험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세징야 역시 “세계 최고의 클럽과 같은 경기장에 서게 돼 영광”이라며 “바르셀로나는 압박 속에서도 실수 없이 자기 플레이를 해낸다. 클래스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와 뉴캐슬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뉴캐슬도 강팀이지만 바르셀로나는 또 다른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한지 플릭 바르셀로나 감독은 한국 팬들의 열정에 감사함을 표하며 “아시아 투어 3경기 동안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줬고 특히 어린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인상 깊은 한국 선수’를 묻는 말에는 “우리는 우리 팀에 집중했다”며 말을 아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빗셀 고베(3-1), FC서울(7-3), 대구FC(5-0)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기록하며 15골을 퍼부었다. 그중 10대 유망주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띄었다. 야말과 페르난데스, 코첸 등 라마시아 출신 유소년들은 ‘화수분 축구’의 전통을 잇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