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는데 왜 안 나가?” 미우새와 돌싱포맨, 정체성은 어디로… [해시태그]

입력 2025-08-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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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김준호ㆍ이상민 하차 여부 논란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결혼 못 한 아들과 딸의 리얼 라이프는 끝났습니다. 이들은 결혼했고 다른 이는 아이를 계획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은 버리지 못했는데요. 여전히 ‘솔로 라이프 예능’에 얼굴을 비치고 있죠.

미혼자와 솔로인 독립한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어머니들의 시선에서 보는 콘셉트의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지난달 27일 방송에서 개그맨 커플 김준호와 김지민의 결혼식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하객만 1200명, 사회는 이상민, 축가는 거미와 변진섭, 하객은 유재석·신동엽·차태현·김종국·권상우·유지태. 방송사는 이 대규모 결혼식을 마치 프라임타임 드라마처럼 꾸며냈고 시청자는 잠시 혼란을 겪었는데요. 이게 ‘혼기 꽉 찬 미혼 자녀’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예능이 맞는지 말이죠.


(출처=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출처=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심지어 3일 방송분에선 경주로 떠난 두 사람의 신혼여행이 전파를 탔는데요. 청청 커플룩을 입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물회와 육회 케밥을 맛보고 “정자 얼려놨다”는 농담과 “헐크 되는 한약도 있냐”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방송은 ‘신혼일기’의 경지에 이르렀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SBS 예능 동상이몽(셀럽의 결혼 생활을 보여 주는 생활형 관찰 예능)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속출했습니다. 심지어 김준호에 이어 이상민 또한 ‘미우새’와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에 동시 출연하며 재혼 후 산부인과 방문과 시험관 시술 상담 장면까지 전파를 탔죠.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이제 방송마다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미우새’는 2016년 8월 SBS가 ‘중년 미혼(비혼) 남성’이라는 틈새를 공략하며 야심 차게 시작한 관찰 예능입니다. 당시에는 ‘결혼 적령기를 한참 넘긴 부모 걱정 많은 아들’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신선했는데요. 여기에 ‘어머니 시청단’을 스튜디오에 앉혀 자식의 생활을 지켜보게 한 포맷은 다른 예능엔 없는 ‘색다름’을 보여줬죠.

파일럿 당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정규 편성 후에도 토니안, 박수홍, 이상민 등 ‘비혼 혹은 돌싱’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청률은 20%대까지 치솟았습니다. 동질감이 든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는데요.


(출처=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출처=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이어 ‘돌싱포맨’은 2021년 7월 미우새의 스핀오프 격으로 출범했습니다. ‘이혼한 4명의 남자가 함께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기획 의도 하에 이상민, 임원희, 탁재훈, 김준호가 출연했죠. 초반에는 이혼 이후 삶의 민낯과 아재들끼리의 찐 우정,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소개팅 에피소드가 주된 흐름이었는데요. ‘이혼남들의 찐 고백’이란 캐치프레이즈는 3040 남성 시청자층까지 확보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흐른 지금, 이 두 프로그램 모두 기획 당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요. 핵심 출연진이 모두 ‘기혼’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출연 중이죠. ‘미우새’와 ‘돌싱포맨’은 일관성 있는 정체성에서 멀어진 겁니다.

이상민은 4월 10살 연하의 비연예인과 재혼했는데요. 이를 5월 공개한 그는 ‘미우새’와 ‘돌싱포맨’에 동시에 출연 중이죠. ‘돌싱남’으로 출연했던 포지션은 어느새 ‘유부남’으로 바뀌었고 산부인과 상담과 시험관 시술 준비, 신혼집 공개, 패션위크 매니저 활약까지 ‘기혼 남성’으로서의 일상을 방송에 풀어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프로그램 설명에는 여전히 ‘돌싱’이라는 단어가 박혀 있죠.

김준호는 2022년부터 김지민과의 열애를 예능 소재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는데요. ‘미우새’와 ‘돌싱포맨’ 양쪽을 오가며 러브스토리를 전했고 지난달 13일 결혼 이후에는 예식과 신혼여행까지 모두 방송됐죠. 두 사람이 주고받은 ‘정자 농담’이나 ‘헐크 기대’ 대사는 그 자체로 유쾌할 수 있지만 그걸 굳이 ‘싱글남 예능’에 담아야 하냐는 질문은 남습니다.


(출처=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출처=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결혼했으면 ‘기혼 예능’에, 출산 계획을 공유할 거면 ‘동상이몽’이나 ‘살림남’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지 않느냐는 시청자의 지적은 단순한 불만으로 볼 수 없는데요.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온 출연자들도, 제작진도, 지금은 시청자의 피로를 직면해야 할 때죠.

한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는데요. 이들을 두고 “결혼했지만 계속 보고 싶다”는 응답은 11%, “결혼했는데 왜 나와?”는 89%였습니다. 댓글 반응도 압도적인데요. “사골도 이 정도면 안 우린다”, “신혼부부 예능을 왜 미우새에서 봐야 하냐”, “결혼했으면 다른 데로 가라”, “돌싱 아니면 돌싱포맨은 하차해라” 등 강한 어조가 잇따랐는데요. 일부 시청자는 더 냉소적이죠. “자리 꿰차고 버티는 게 더 추하다”, “사생활로 분량 뽑는 거 지겹다”, “출연자 개인 SNS 보는 느낌이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같은 싱글 관찰 예능인 MBC ‘나 혼자 산다’가 언급되는데요. 이시언은 결혼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하차했고 허니제이도 출연을 중단했죠. 11월 결혼 소식을 알린 이장우 역시 하차를 암시했는데요. 모두 ‘혼자 산다’는 콘셉트를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싱글 출연자들로 채워 넣으며 흐름을 유지한 거죠.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는데요.


(출처=MBC '나혼자 산다' 캡처)
(출처=MBC '나혼자 산다' 캡처)


반면 ‘미우새’와 ‘돌싱포맨’은 오히려 기혼 출연자 중심으로 방송을 구성하면서 본래의 색깔을 점점 지워가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그대로인데 출연자의 상태만 달라지니 시청자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제작진이 이들을 계속 데리고 가는 이유는 간단한데요. 시청률과 화제성 때문입니다. 이상민, 김준호는 프로그램 초창기부터 존재감을 보여준 핵심 인물입니다. 이를 고수한 결과 지금은 ‘돌싱도 아닌데 돌싱포맨’, ‘결혼했는데 미우새’라는 역설적인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이 구조는 결국 프로그램 방향성을 흐리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일관성 있는 콘셉트를 원하는데요. 그래서 ‘나혼산’엔 혼자 사는 사람이, ‘돌싱포맨’엔 돌싱남이, ‘미우새’엔 미혼이 나와야 하죠. 기본이 흔들릴 때 시청자는 떠납니다.

지금은 결혼식장에서 ‘축하합니다’를 외칠 때가 아닌데요. 프로그램을 위한 다른 회의를 해야 할 때죠. 그 이름에 걸맞은 작품을 위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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