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성과 배분 시스템 도입해 협업문화 혁신
직상장 트랙레코드 쌓기 본격화…내년 5개社 예심청구
2027년까지 'TOP10 ECM 하우스' 목표

교보증권이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맛집'을 넘어 '직상장 맛집'으로 이미지 변신을 선언했다. 교보증권에서 기업공개(IPO)를 총괄하는 오세민 주식자본시장(ECM)본부장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직상장 트랙레코드를 쌓아 2027년까지 TOP10 ECM 하우스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20년부터 교보증권 ECM본부를 맡아 온 오 본부장은 부임 이후 '투자형 IB(투자은행)'라는 기치를 내걸고 부서 규모 확대와 다수의 IPO 주관 계약을 성사시키며 조직 역량 강화에 주력해왔다. 그는 "전통 증권사와는 달리 투자형 IB로서 고객에게 심층적이고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단순 중개(브로커리지)에 그치지 않고 직접 투자에도 참여해,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부닥치는 자금 문제에 책임을 다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본부장은 IPO 인력이 메자닌(주식형채권)과 사모펀드(PE) 등 기업의 후속 투자 전략도 직접 설계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플레이형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다른 증권사들은 IPO, 증자, 메자닌 업무를 분리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우리는 고객 앞에서 성역을 두지 않는다"며 "상장부터 후속 투자까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교보증권 ECM본부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매달 정기 세미나와 워크숍을 열어 부서 간 협업과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오 본부장은 "기업 마케팅을 하다 보면 개별 기업은 잘 알지만 인더스트리(산업) 전체를 보는 시야가 부족할 때가 많다"며 "산업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애널리스트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나무뿐 아니라 숲까지 볼 수 있게 시야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성과 배분 체계도 혁신했다. 일률적인 성과 배분 방식이 오히려 협업을 저해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프로젝트 별 참여자 이름과 기여도를 세밀하게 기록해 합리적 보상으로 연결하는 '평가(레이팅)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 본부장은 "예전에는 직원 간 독자생존 문화가 강했지만, 성과 배분 방식을 다이나믹하게 조정하면서 직원 사기도 크게 올랐고 자연스러운 소통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간 교보증권은 스팩에 강한 하우스로 명성을 쌓아왔으나, 앞으로는 직상장에도 본격적으로 무게를 실을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약 5개 직상장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다. 오 본부장은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키우다 보니 IPO에만 전념하기 어려웠고, 트랙레코드가 많지 않아 스팩이 적합한 기업들을 주로 맡아왔다"며 "내년부터는 공모 상장도 적극 추진하는 하우스로 본격 데뷔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다양한 주관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 기업 선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거래소의 심사 강화 이후에는 기술 완성도와 사업화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며 '알짜 기업' 발굴에 집중, 질적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오 본부장은 "적정가치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발행사에는 공모가를 과도하게 부풀리기보다는 상장 후 추가 조달과 사업 성장을 통해 과실을 함께 나누는 전략을 권한다"며 "무엇보다 상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