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국내 제대혈은행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연구로 시간이 흐를수록 활용도가 높아지며 제대혈 보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요 업체들은 시설 확충과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제대혈은행은 메디포스트의 ‘셀트리’다. 셀트리는 2023년 매출 327억 원을 기록해 3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약 20% 성장한 392억 원을 달성,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디포스트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제대혈은 임신 중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탯줄에 있는 혈액이다. 분만 시에만 채취할 수 있으며, 검사와 가공을 거쳐 냉동 보관했다가 본인과 가족의 난치병 치료에 쓸 수 있다.
제대혈에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해 이식을 통해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연골이나 뼈, 근육, 신경 등의 장기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간엽줄기세포가 다량 함유된 점을 활용해 근위축증, 파킨슨병, 척수손상, 뇌졸중, 알츠하이머 등 난치병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셀트리는 가족 제대혈 누적 보관 31만 명을 돌파했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에서 분리한 혈장이 피부 노화 억제 및 세포 회복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올해 5월 항노화 분야 권위 학술지에 싣는 등 제대혈 유래 성분을 활용한 피부 재생 및 항노화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의 뒤를 잇는 국내 제대혈은행은 차바이오텍의 ‘아이코드’와 지씨셀의 ‘라이프라인’ 등이다.
아이코드는 국내 제대혈은행 시장에 13번째로 진입한 후발주자임에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 2위에 자리 잡았다.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 전문 상담원과 제대혈 보관 시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라이프라인은 제대혈의 품질을 검사하는 검체 검사시스템과 전국 운송이 가능한 콜드체인 전문 바이오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0억 원 규모다.
국내 제대혈은행 시장 규모는 각 업체의 꾸준한 성장에도 아직 그리 크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5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거대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제대혈은행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4년 269억9000만 달러(약 38조 원)에서 연평균 7.4%씩 불어나 2030년 413억6000만 달러(약 58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은 북미로 42.5%를 차지하며, 그 다음은 유럽(29%)이다. 2023년 기준 95억7000만 달러(약 13조3000억 원) 시장인 미국은 다양한 질병치료에 제대혈이 쓰이고, 제대혈은행 업체가 증가하면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중국 시장은 2030년 약 25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대혈 보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확산한 데 따른 결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