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 손아섭(37)을 영입하며 우승 도전을 위한 전력을 완성했다.
한화는 31일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을 현금 3억 원과 2026년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전체 23순위)을 내주는 조건으로 트레이드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손아섭을 보내며 NC는 신인 지명권과 함께 현금을 확보했고, 외야 포화 문제도 해소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한화와 NC가 각각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는 오후 7시 55분, 양 구단 공식 발표로 전격 성사됐다. 트레이드 대상이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고 반대급부도 즉시 가용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 도중에도 발표할 수 있었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해 2022년부터 NC에서 활약했고, 통산 2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0(8073타수 2583안타), 181홈런, 1069타점, OPS 0.845를 기록 중이다. 2023년에는 데뷔 후 첫 타격왕을 수상했으며, 12시즌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5차례, 지명타자로 1차례 수상했다.
2025시즌에도 76경기 출전해 타율 0.300, OPS 0.741을 기록 중이며, 지난 7월 24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아 조만간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손아섭의 합류로 마운드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타선을 보강했다. 팀은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30일 기준 팀 타율은 0.261(4위), OPS는 0.721(6위)로 중위권 수준이다. 문현빈, 루이스 리베라토, 채은성, 노시환 등이 버티고 있지만 상위권 타선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구단은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야수 뎁스를 강화했다”며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점도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화 선수단도 트레이드 소식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장 채은성은 “아섭이 형이 온다는 소식에 정말 놀랐다”며 “기록이 말해주듯 대단한 타자고 야구에 대한 자세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손아섭은 정말 좋은 선수다.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또 다른 이야기로도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한화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티비(Eagles TV)'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노시환과 손아섭은 예전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2023년 9월 NC 소속이던 손아섭은 한화와의 경기 전 노시환에게 챌린지 댄스를 요청했다. 노시환이 한 번 춤을 춰주자 손아섭이 3안타를 쳤고 이후 시리즈 내내 춤 요청이 이어졌다. 당시 노시환은 "선배가 하라는데 어떻게 안 하냐"며 어쩔 수 없는 댄싱머신이 됐다.
이제 두 사람은 한 팀이 됐다. 노시환은 “이제는 매일 춰야죠. 아섭이 형이 매일 안타 치면 우리 팀이 좋은 거니까요”라며 웃었다.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고 예전부터 말했는데, 진짜 현실이 됐고, 꼭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노시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손아섭 애착인형 노시환”, “매일 추는 영상 쇼츠로 올려주세요” 등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 손아섭은 1일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의 원정 3연전부터 한화와 동행한다. 컨디션을 점검하며 회복 상태에 따라 1군 복귀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데뷔 19시즌째인 손아섭은 아직 한국시리즈 출전 경험이 없다. 한화 이글스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으며 손아섭 역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