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두 배 격차
스테이블코인 기반 확대
이더리움 수혜 자산 부각
국내 투자자도 관련 인프라 기업에 관심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글로벌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ETF로의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의 두 배를 넘어서며 눈에 띄는 격차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이더리움이 핵심 플랫폼으로 작용하는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31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가상자산 ETF에 총 18억1980만 달러(약 2조531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중 비트코인 ETF에는 5억2430만 달러(7295억 원), 이더리움 ETF에는 12억8550만 달러(1조7886억 원)가 각각 들어오며, 양자 간 자금 유입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에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내에서 활용도가 낮다. 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다수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고 운영되고 있어 관련 수요 확대에 따른 이더리움(ETH) 가격 상승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디파이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655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절반이 넘는 1328억 달러(50.03%) 규모가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에서 운용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이 늘어날수록 이더리움이 가장 큰 수혜 자산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 같은 이더리움 선호 흐름은 실제 ETF 자금 유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이더리움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아이셰어즈 이더리움 트러스트(ETHA)’로, 총 11억2040만 달러가 들어왔다. 이더리움 ETF 전체 순유입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ETHA의 자산운용 규모(AUM)는 이날 기준 112억4615만 달러에 달하며, 미국 내 이더리움 현물 ETF 가운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별 ETF 단위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KB증권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노출도가 높은 상품으로 ‘아이셰어즈 블록체인 앤 체크(IBLC)’를 지목했다. IBLC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과 파트너십을 맺은 코인베이스, 디지털 자산 기반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갤럭시 디지털 등 관련 기업들로 구성돼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글로벌 투자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현물 ETF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어, 관련 생태계에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ETF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준비금 운용, 커스터디, 온체인 결제 등과 연계된 인프라 기업들이 시장 구조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이들에 대한 간접 투자 수단으로 ETF가 하나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