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사다’...“실패해도 괜찮다”, AI 도민강사, 디지털 좌절에서 성장까지

입력 2025-07-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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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과 오류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팀워크로 버틴 8시간

▲‘나는 강사다’ CI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나는 강사다’ CI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화면이 멈췄어요. 까맣게 변하고 아무것도 안 돼요.”

“계속 오류만 뜨는데, 이거 왜 이러는 거죠?”

26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 강의실. 40도에 육박한 폭염 속 토요일, ‘AI 도민강사 양성과정’ 3주차 수업이 시작됐다.

참가자 20명은 생애 처음 GPU 클라우드 환경에 접속해 생성형 AI 모델을 실행하며 본격적인 실습에 나섰다. 그러나 수업 시작과 동시에 강의장은 ‘오류와의 전쟁터’로 변했다.

▲GPU 실습 환경 설명 중인 강사. 실시간 터미널 예제 시연 장면 (김재학 기자)
▲GPU 실습 환경 설명 중인 강사. 실시간 터미널 예제 시연 장면 (김재학 기자)
마크다운 문법? 코드 실행?… 검은 화면 앞에 멈춘 손

이날 주제는 ‘GPU 클라우드 활용법’. 참가자들은 노트북으로 가상 서버에 접속한 뒤, 직접 AI 모델을 실행하는 미션에 도전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건 익숙한 한글, 워드나 파워포인트 대신 검은색 터미널 창. 마크 다운 문법을 사용하기 위해

메모 플랫폼 옵시디언을 실행했지만, ‘Memory Error’, ‘접속 실패’, ‘Import Error’ 등 생소한 오류 메시지가 연이어 떴다. 교실은 곧 정적에 휩싸였고, 참가자들의 손은 키보드 위에서 멈췄다.

“평소 문서작업만 해오던 분들이 생소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갑자기 특수기호에 명령어 코드 실행을 시도하니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실습을 맡은 강사는 그렇게 설명했다.

한 참가자는 “처음 30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오류 해결을 위해 모여 문제를 공유하는 참가자들 모습 (김재학 기자)
▲오류 해결을 위해 모여 문제를 공유하는 참가자들 모습 (김재학 기자)
“혼자였다면 포기했을 것”…협력으로 버틴 8시간

하지만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순간, 옆자리 참가자의 화면을 함께 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같은 오류였는데 이렇게 하니까 됐어요.” “그건 설치 문제예요, 다시 입력해보세요.”

컴퓨터 전공자들은 비전공자를 도왔고, 실무 경험자들은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조심스럽게 공유했다.

실습이 거듭될수록 참가자 간 협력과 공동학습의 분위기는 점점 뚜렷해졌다.

50대 참가자는 “집에서 혼자였다면 첫 오류에서 손을 놨을 것”이라며 “함께하니 좌절도 덜하고, 문제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도 배가 됐다”고 말했다.

“실패도 교육입니다”…시행착오 속에 피어난 성장

오후에는 ‘생성형 AI서비스 활용’ 실습이 이어졌다. GPT 기반 텍스트 자동 완성, 이미지 생성, 음성인식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며 참가자들은 혼란을 넘은 성취의 감각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실습을 지도한 강사는 “오류 상황 그 자체가 곧 교육”이라며 “강사가 됐을 때 수강생들이 겪을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하는 것이며, 이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대응력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화이트보드에는 참가자들의 토론 흔적이 빼곡했고, 모니터 곳곳에는 실행 완료 메시지가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노트북 앞에서 생성형 AI 실습에 집중하는 교육생들 (김재학 기자)
▲노트북 앞에서 생성형 AI 실습에 집중하는 교육생들 (김재학 기자)
“내가 넘어진 자리가, 누군가에겐 도약대가 된다”

‘나는 강사다!’ AI 도민강사 양성과정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생활밀착형 AI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다.

생성형 AI 실습과 교수법을 함께 익히는 실전 중심의 과정으로, 경기도는 이를 통해 도민 대상 AI 격차 해소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류와 씨름하며 포기 대신 협력, 좌절 대신 성장을 택했다. 8시간의 실습 끝에 마주한 검은 화면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다.

“오늘 내가 넘어진 자리가, 내일 누군가에겐 도약대가 될 수 있겠죠. 실패해도 괜찮다는 걸 배운 하루였습니다.”

한 참가자의 이 말은 이날 현장의 의미를 가장 잘 요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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