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프로레슬링 팬들에게 ‘헐크매니아’라는 신화를 남긴 전설적인 레슬러 헐크 호건(본명 테리 진 볼레아)이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세.
미국 TMZ, CNN, A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1분께 호건이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 있는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프로레슬링 단체 WWE는 “WWE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헐크 호건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며 “그는 1980년대 WWE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1953년 미국 조지아주 어거스타에서 태어난 그는 1977년 프로레슬링에 입문했으며 1979년 당시 WWF(현 WWE)에 합류해 1984년 ‘아이언 시크’를 꺾고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헐크매니아’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헐크는 선수 시절 총 12번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고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이후 다시 한번 태그팀으로도 헌액되는 영예를 안았다.
신장 2m에 달하는 거구와 24인치 팔뚝, 경기 시작 전 셔츠를 찢는 퍼포먼스, 그리고 ‘레그 드롭’으로 대표되는 그의 시그니처 기술은 전 세계 팬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특히 1987년 9만여 관중 앞에서 ‘자이언트’ 앙드레를 들어올려 링에 내리꽂은 바디슬램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헐크 호건은 단순한 스포츠 스타를 넘어 1980~90년대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구릿빛 피부에 금발, 근육질 몸매는 당시 미국이 이상적으로 그리던 남성상을 체현했고, 성조기를 휘날리며 링에 오르는 모습은 미국인들의 자부심을 자극했다.
레슬러로서의 전성기 이후에도 그는 방송인, 배우, WWE 홍보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영화 '록키3'와 '미스터 내니', TV 시리즈 '썬더 인 파라다이스'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까지도 정치 활동을 이어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활동해왔다. 2023년 공화당 유세 무대에 올라 특유의 셔츠 찢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헐크 호건은 완전한 매가(MAGA)였고, 강인하고 현명했으며, 엄청난 문화적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며 “그가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추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