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분양가 계속 올라야 할까요?

입력 2025-07-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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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는 언제까지 오르는 거야?"

지인이 여러 번 반복한 질문이다. 같은 말이지만 어감은 많이 변했다. 처음에는 고공 행진하는 분양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면 요즘은 체념한 느낌이다. 분양가가 이미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기 때문인 듯하다.

분양가 오름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2015년 1948만 원에서 올해 4518만 원(7월 15일 기준)으로 131.9%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2020년부터 최근 5년 반 사이에만 70.7%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4.7% 상승한 것과는 비교도 어려울 정도로 큰 오름폭이다.

사실 분양가 급등은 복잡하게 통계를 살펴보지 않아도 될 만큼 뚜렷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평'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기준선이 10억 원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전용 59㎡ 분양가가 10억 원이 넘는 일이 흔하다. 2020년만 해도 서울 인접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가 9억 원에 육박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분양가 오름세의 가장 큰 원인은 공사비 상승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5월 기준 131.01이다. 2020년보다 30% 이상 오른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잿값이 뛰고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인건비도 오른 게 공사비 급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관리 비용도 늘었다. 더 많은 인력과 장비가 들어가면 비용이 확대되는 게 당연하다.

분양가를 더 높일 재료들은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건축물(ZEB) 5등급 인증이 의무화됐고 층간 소음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전기차 화재 대응 설비 의무화도 추진 중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 기준을 맞추려면 고성능 단열재, 이중 창호,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이 필요하다. 층간 소음도 성능이 더 뛰어나거나 더 많은 자재 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10대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93%에 달한다는 것도 분양가 오름세 관측의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수요자는 한계에 다다른 듯한 모습이다. 일례로 전용 59㎡ 분양가가 11억 원대였음에도 1·2순위 청약을 두 자릿수 경쟁률로 마쳤던 한 단지는 일반 분양 당첨자의 20% 이상이 계약을 포기했다. 공급 부족 우려 고조와 집값 상승세 지속 전망 속에서의 계약 포기는 당첨됐으나 실제로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약 통장 5년 미만 가입자가 3년 새 20% 이상 감소하는 등 젊은 층이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분양가는 이미 감당하기 벅찰 만큼 올라 있다. 그런데도 앞서 얘기한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물론 가격은 투입된 원가에 맞춰 조정하고 수요와 공급이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게 맞다. 하지만 주택은 단순한 상품이나 소비재가 아니다.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보금자리이자 삶 전반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기반이다.

그런 만큼 수요자가 실질적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마냥 둬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분양가가 멈추지 않고 오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집을 가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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