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상설 기획전시의 질을 높이고 특별전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학문적 수준도 높고, 관람의 깊이를 주는 전시를 열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관장은 "상설전시의 경우 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접하기 쉽고, 감동하기 쉬운 전시로 꾸준히 가꿔갈 것"이라며 "또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유물 등을) 심도 있게 알려주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 관장은 서울에서 세계의 명작과 명화를 볼 수 있게 문화적 토양을 세계화할 방침을 세웠다. 그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 소장품들을 국내로 초대해서 국민이 그 나라에 가지 않아도 미술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전시회도 꾸준히 할 것"이라며 11월 워싱턴에서 열릴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언급했다.
또 유 관장은 "K컬처의 뿌리로서 '한국미술 5000년'의 세계 순회전을 기획 중"이라며 "국정과제에서 세계에 K문화강국의 실체와 저력을 보여주는 전시로 만들 것"이라며 중장기 계획을 알렸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등 세계 10대 박물관과 규모와 관람객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국립중앙박물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문화강국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문화산업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그 일의 뿌리가 될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게 박물관의 사명"이라고 전했다.

이날 유 관장은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 입장 제도를 언젠가는 유료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무료가 아니었어야 했다"라며 "수많은 논의를 거쳐 국민적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유 관장은 문화재청장(현 국가유산청장) 시절 경복궁 관람료를 10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그는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박물관 입장료를 평균 2만~3만 원 낸다"라며 "1000원이라도 돈을 내고 들어오면 관람 태도가 다르다. 수업료를 내고 공부하는 것과 무료로 듣는 것의 차이와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 관장은 박물관 식당, 주차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재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일이나 수요일 야간 개관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달라"고 부탁했다.
끝으로 그는 임명 이후 황석영 작가와 대화를 나눈 일화를 공개했다. 유 관장은 "황석영 작가가 내게 '일이 맞춤하고, 격이 맞다고 생각함'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문체부 장관보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일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껏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왔는데, 이제 유물로 이야기하는 박물관 전시회로 시민들을 만나겠다"라며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박물관으로 만들겠다. 67학번 마지막 인생을 여기다가 쏟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