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럿→시즈니 줄 세운다…요즘 '팝업', 콘서트만큼 뜨거운 비결 [엔터로그]

입력 2025-07-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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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6~7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그룹 세븐틴 캐릭터 미니틴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6~7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그룹 세븐틴 캐릭터 미니틴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는 방법도 달라진 요즘입니다. 어렵게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에 성공, 공연장까지 가지 않아도 백화점이나 도심 한복판에서 내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만날 수 있죠. 바로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말입니다.

팝업스토어의 포토존에 서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한정판 굿즈를 사며 미션을 깨고, 세계관 속 공간을 거닐며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이 돼봅니다.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한 '팝업스토어'는 아이돌과 팬, 브랜드와 경험이 교차하는 하이브리드 무대와도 같죠.

최근 K팝 업계에서 팝업스토어는 음반이나 공연 외 수익 모델을 넘어 아이돌 브랜드 자체의 확장력을 보여주는 전략적인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팬은 이곳에서 굿즈를 살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체험하며 참여자가 됩니다. 잘 만든 팝업 하나가 좋아하는 마음을 움직이는 소비로 바꾸는 시대랄까요?

▲이달 22일 서울 성동구에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이달 22일 서울 성동구에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빅히트뮤직)

팝업스토어에 굿즈만 있다고?…세계관 녹이고, 특별한 미션도 준비

아이돌 그룹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굿즈 판매처'가 아닙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앨범 속 한 장면 안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하거나 아티스트의 일상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곤 하는데요. 앨범 콘셉트와 연계한 몰입형 공간 설계, 포토존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을 유도하는 구성, 멤버 흔적이나 팬 참여형 콘텐츠 등 오프라인 경험을 준비하면서 말입니다. 아티스트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에 재현한 감각적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셈인데요.

데뷔에 앞서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위시 스테이션(WISH STATION)'을 열고 대중에게 팀의 매력을 소개한 NCT 위시는 지난해 9월에도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첫 미니앨범 '스테디(Steady)' 발매 기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렛츠 고 스테디(LET’S GO STEADY)'는 콘셉트부터 남달랐는데요. 사랑에 빠진 큐피드의 집을 주제로 침실·거실·복도 등 몽환적 공간이 재현됐습니다. 멤버들의 손 그림과 사인이 숨어 있어 보물찾기 같은 재미를 더했는데요. 당시 팬클럽 회원 대상 회차는 전석 매진됐고,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줄을 서며 현장 예약도 조기 마감되는 등 성수동이 들썩였죠.

지난달까지 진행된 사진전 '엔시티 위시 더 퍼스트 포토 익스비션 [원 서머 위시](NCT WISH THE 1ST PHOTO EXHIBITION [ONE SUMMER WISH])'도 팬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NCT 위시의 여름방학'을 주제로, 여섯 멤버가 한적한 시골 마을을 누비거나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순간들을 담았는데요. 마치 관람객이 NCT 위시와 함께 청량한 여름방학을 보내는 듯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펼쳐졌죠. 모든 관람객에게 북마크 티켓이 제공됐고, 소원을 담아 직접 종이별을 접는 '위시 포 유어 위시(WISH FOR YOUR WISH)' 이벤트 등 NCT 위시의 아이덴티티를 녹인 이벤트도 마련된 바 있습니다.

아이브는 지난달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등에서 공식 캐릭터 '미니브(MINIVE)' 팝업스토어를 열고 색다른 즐거움을 줬습니다. 아이브 멤버들의 외모 특징과 성격을 반영해 탄생한 공식 캐릭터별 테마를 살린 미션형 체험 부스가 설치됐고 멤버들이 직접 방문해 남긴 손 모양 그림, 실제 키 표시는 다이브(팬덤명)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신규 굿즈와 앞서 완판된 인기 인형들의 재판매까지 이뤄졌습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스노이 서머(Snowy Summer)' 콘셉트로 10일부터 16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요. '7월의 크리스마스'에 걸맞은 눈 쌓인 풍경과 트리, 선물 등 다양한 장식과 함께 오싹한 무드로 꾸며진 공간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절로 멈추게 했습니다. 7초 00에 정확하게 타이머를 멈추는 타임 어택, 현장에 비치된 워드 서치판에서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이름을 찾는 워드 서치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고요. 미션에 성공하면 친필 사인 폴라로이드, 랜덤 포토카드 등 다양한 선물이 주어졌죠. 시리얼볼, 키링, 콜드컵, 티셔츠, 캔들 등 다양한 MD 상품 판매도 물론 이뤄졌습니다. 멤버들이 남긴 친필 사인, 손바닥 그림과 이스터에그 메시지를 찾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NCT 드림은 정규 5집 '고 백 투 더 퓨처(Go Back To The Future)' 프로모션 팝업스토어 '타임 라이더스(TIME RIDERS)'를 27일까지 성수동에서 펼칩니다. 과거 또는 미래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메시지월, NCT 드림의 과거 활동 의상 전시, 하이라이트 음원 청음존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존, 앨범 및 MD를 만날 수 있는 MD존 등 정규 5집의 시간 여행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들로 꾸며졌죠. 24시간 운영되는 1층 공간에는 네 컷 포토부스, 커스텀 포토카드 키오스크, 네임·카드 커버 스티커 기기, 랜덤 캡슐 머신 등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체험 콘텐츠들이 준비됐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4집 '별의 장: 투게더(TOGETHER)’ 발매에 맞춰 31일까지 성수동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더 스타 챕터: 투게더' 팝업스토어(TOMORROW X TOGETHER ‘The Star Chapter: TOGETHER’ POP-UP STORE)'를 운영합니다. 매 앨범 특별한 서사와 콘셉트로 주목받는 팀인 만큼 팝업스토어 역시 앨범 서사를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해냈는데요. 이야기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Intro)'를 지나면 '어웨이크(Awake)', '스타라이트(Starlight)' 등 다채로운 공간이 나옵니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팬도 기획사도 유통가도 웃는다…아이돌 팝업에 매출도 '대박'

팝업스토어는 기획사의 음반·공연 외 수익원을 다각화할뿐더러 뜨거운 화제성높은 매출로 유통업계도 웃게 합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동선에 자리를 잡으면서 방문객 수와 매출 면에서 기존 브랜드 매장을 능가하는 성과까지 쓰곤 하죠.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서 1년에 400개 이상의 팝업스토어를 전개하며 '팝업의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엔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등 세 팀의 릴레이 팝업을 열었는데요. 이곳을 다녀간 고객이 무려 10만 명을 넘고요. 매출은 7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통상 패션 팝업스토어 매출이 10억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크나큰 인기를 끈 겁니다.

당시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버추얼 아이돌 팝업스토어 방문객 10만 명은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가득 채울 정도의 인원"이라며 "화면 너머로 만나던 멤버와 같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홀로그램 부스를 운영하고 현대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영상을 틀어주는 등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키운 체험형 콘텐츠를 다채롭게 선보인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븐틴의 '미니틴(MINITEEN)' 팝업스토어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행사엔 1만3000명 이상이 방문했는데요. 이 중 약 48%가 외국인 방문객이었습니다. 단순 국내 캐럿(팬덤명) 사이 인기를 끄는 걸 넘어 글로벌 집객 핵심 인프라로 자리를 굳혔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편의점도 빠질 수 없습니다. 2030세대 소비자가 다수인 데다가 접근성이 높다는 특징을 활용, 상품과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데요. CU는 지난달 홍대상상점과 올림픽광장점 두 곳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팝업스토어를 열고 내외부를 '러브 랭귀지(Love Language)' 메인 이미지로 꾸몄습니다. 한정판 앨범까지 제작해 관심을 끌었죠.

세븐일레븐은 세븐틴의 정규 5집 '해피 버스트데이(HAPPY BURSTDAY)' 발매 기념 팝업스토어를 오픈, 다양한 굿즈와 문화체험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K팝 오프라인 팝업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팬덤 문화 정착 플랫폼'의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팬덤은 자발적 홍보 주체가 된다는 사실도 주목됩니다. 유튜브나 틱톡 등에서는 '시즈니(NCT 팬덤명 엔시티즌의 애칭) 브이로그' 등 팬들이 팝업스토어에 방문하고, 각종 앨범과 굿즈를 언박싱하는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별도의 광고비 없이도 지속적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데요. 팝업이 끝난 후에도 콘텐츠가 확산하며 브랜드나 아티스트의 잔존 효과를 만들어낸다고나 할까요.

공간의 브랜드화, 팬덤 소비력, 체험 기반 콘텐츠가 결합된 구조 덕분에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팝업 유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샙니다.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그룹 엔하이픈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하이브)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그룹 엔하이픈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사진제공=하이브)

하이브도 팝업 '박차'…올해 상반기 63만 명 모았다

이처럼 아이돌 팝업스토어는 브랜딩과 팬덤 경험을 결합한 전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의 세계관·포토존·SNS 미션 등 팬심을 자극하는 설계는 팀의 정체성부터 IP까지 연결되며 단기 매출 그 이상의 효과를 창출하죠.

하이브도 적극적으로 이 흐름을 선도합니다.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에만 35개의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열어 63만 명을 불러모았습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더니 아티스트 투어 MD를 판매하는 팝업에서 나아가 아티스트의 앨범을 테마로 한 체험형 쇼룸 형태의 팝업을 거쳤고 최근에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담은 기획상품이나 특정 이벤트, 직접 개발한 캐릭터 등 별도 소재로 한 테마형 팝업도 적극적으로 선보였죠.

하반기 오픈을 확정한 팝업만 최소 22개라 올해 57개 이상의 팝업을 운영할 계획인데요. 지난해 열린 26개소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개최 국가 및 지역은 지난해 13곳에서 올해 23곳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고 테마도 더욱 넓혀 운영할 예정이죠. 단기 매출뿐 아니라 팬 유입, 콘텐츠 확산 효과까지 고려한 복합 전략 자산으로 활용되는 셈입니다.

하이브 IPX사업본부 관계자는 "하이브는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체성과 개성, 팬덤의 선호 등을 고려해 다양한 테마의 팝업을 기획하고 운영해오고 있다"며 "다년에 걸쳐 아티스트 팝업 분야를 선도해온 만큼 앞으로도 아티스트와 팬덤의 니즈를 고려해 더욱 의미 있고 이색적인 공간을 기획해 더 많은 곳에서 팬들을 찾아가겠다"고 전했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팬과 브랜드, 경험과 매출을 동시에 엮어내는 K팝 시장의 팝업스토어. 이곳은 IP 기반 브랜드 전략의 실험장이자 팬덤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또 어떤 참신한 콘셉트와 미션의 팝업이 팬덤을 열광케 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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