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가볍지만 고급스러운 한 잔’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저도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기존 고도주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 향과 풍미를 살린 저도주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요는 소비층 확장을 위해 10년 만에 ‘화요19金’을 선보였다. 옹기와 오크 숙성 원액을 블렌딩한 화요19金의 알코올 도수는 기존 화요25·41·53 시리즈보다 낮은 19도다. 저도수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맞춰 낮추고, 향은 더했다. 화요는 전날 진행한 시음회 행사에서 “‘화요19金’의 타깃 소비층은 2535세대”로 “맛과 분위기, 보다 고급스러운 한 잔의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좋은 술을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하이트진로는 2023년 12년 동안 목통에서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한 43도 고도수 증류주인 ‘일품진로 오크43’을 출시한 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저도주 니즈를 반영한 ‘오크25’를 선보였다.
하이트 진로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도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오크43’과 ‘오크25’가 탄생했고,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오크25’ 패키지 리뉴얼을 시작으로 MZ세대에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오크통에서 24년 이상 숙성한 ‘일품진로43’ 신제품을 한정 판매한 데 이어 최근 25년산 한정판을 출시하며 희소가치를 추구하는 취향도 저격하고 있다.
GS25 편의점에서 단독 판매하는 ‘선양오크’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선보여진 대표 제품이다. ‘선양오크’는 GS25리테일과 충청 주류기업 선양소주가 3월 협업해 출시한 신제품이다. 오크통에서 6개월에서 최대 10년간 숙성을 거친 증류식 쌀 소주 원액을 블렌딩해 오크 원액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선양오크’는 국내 최저 도수(14.9도)에 제로 슈거 제품으로 MZ세대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그 결과로 ‘선양오크’는 올해 상반기 GS25 편의점 640㎖ 소주 매출 2위에 올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조금은 다른, 특별한 소주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다”며 “이달 말까지 할인 행사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시와 동시에 전국 GS25 편의점 판매를 확대한 선양오크는 23일부터 전국 음식점과 술집에서도 판매 확대에 돌입했다.
주류업계에선 오크 소주가 소주 시장에 활로를 여는 새로운 주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크 소주는 기존 소주 시장에 신규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어 시장 자체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며 “주류기업이나 유통사 입장에서도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소주 시장의 전망도 좋다. 2024년 삼정KPMG가 통계청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소주 중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는 증류식 소주 출고액의 경우 2021년 전년 대비 출고금액 증감률은 마이너스(-)4.3%에서 2022년 10%대로 전환됐다. 국내 프리미엄 소주 시장이 코로나19 시점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한 소비)’, ‘홈술(집에서 먹는 술)’ 트렌드를 기점으로 급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이후 그 규모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