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미 협상서 쌀·소고기 제외할 듯

▲2024년 9월 29일(현지시간) 캔자스주 닷지 시티의 한 목장에 가축들이 보인다. 캔자스(미국)/AP연합뉴스

정부가 25일 예정된 한미 통상협의에서 농산물 분야 협상 카드로 '쌀·소고기 시장 확대'를 제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 확대를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농산물 품목인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은 협상 카드로 쓰지 않기로 했다.

협상 카드 중 농산물 분야의 미국산 쌀 수입 확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이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정부는 국내 농가에 미칠 악영향 등을 고려해 두 품목은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별로 쌀은 한국이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적용 중이고 대미 할당 물량은 13만2304톤으로 32% 수준이다. 미국 물량을 늘리고 타국 물량을 줄이려면 세계무역기구(WTO)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국만 더 늘리려면 관련 법에 따라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

소고기의 경우 한국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광우병 발생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를 수입 금지 품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의 이번 협상에서 이를 허용하면 유럽연합(EU) 등 타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신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통상 카드로 써야 할 경우 연료용 농산물 수입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같은 연료용 작물은 이미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식량용 작물과 시장 자체가 달라 식량안보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판단이다.

미국이 우리 측에 요구해 온 사과와 유전자변형작물(LMO) 감자 수입 허용은 통상 협상과 별개로 이미 시장이 개방돼 있어 과학적 평가와 절차를 거치면 수입이 가능하다. 미국은 30여 년 전 사과 검역 협상을 요청했고 수입 위험분석 8단계 과정 중 2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사료용 옥수수와 대두를 유전자변형생물체(LMO)로 수입하고 있다. 지난 3월 농촌진흥청이 적합 판정을 내린 미국 심플롯사의 식품용 LMOO 감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사 절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