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튀르키예 미국 대사가 21일(현지시간) 시리아 과도정부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비판했다.
배럭 특사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대통령궁에서 이뤄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년간의 내전으로 여전히 흔들리고 새로운 종파 간 폭력에 시달리는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시리아 과도정부와 협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배럭 특사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개입은 적절하지 않았고 해당 지역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배럭은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의 개입이 또 다른 매우 혼란스러운 국면을 만들어냈다”며 “매우 좋지 않은 시점에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스웨이다 폭력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안보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었고, 트럼프 행정부는 양국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단 그는 “미국은 요청받지도 않았고, 결정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이 자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 미국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13일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에서 드루즈족과 베두인족이 종파 간 갈등으로 유혈 충돌이 시작됐고, 이후 시리아 과도정부가 치안 유지를 위해 병력을 현장에 보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표면적으로 질서 회복을 위해 개입했지만, 결국 베두인 편을 들었다가 드루즈 세력과의 휴전 합의 후 철수했다. 수백 명이 전투에서 사망했으며, 일부 정부군 병사는 드루즈 민간인을 사살하고 주택을 불태우거나 약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인접국 이스라엘은 사흘 뒤인 16일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스웨이다 지역에서 정부군 차량 행렬을 수십 차례 폭격했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도심에 있는 국방부 본부도 타격했다. 드루즈족 이스라엘 내에서 충성스러운 소수민족으로 여겨지며 이스라엘군 복무도 자주 한다.
이에 배럭 특사는 지난 주말 동안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휴전을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스웨이다로 재배치돼 드루즈와 베두인 간의 재충돌을 막고 있다.
타임스어브이스라엘은 최근 휴전 발표 전까지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에서 벌어진 종파 간 유혈 충돌로 사망자가 1260명이 넘었다고 전쟁감시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희생자는 드루즈의 전투원과 민간인이 각각 505명, 298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군 및 보안군 408명, 수니파 베두인 35명도 사망했다. 추가로 정부군 병력 15명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이 감시단체는 전했다.
배럭 특사는 AP에 시리아 내전에 대해 “양측 모두의 학살과 복수, 살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나의 견해로는 시리아 신임 정부는 매우 제한된 자원 속에서 다양한 사회를 통합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최대한 잘 처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기자회견에서는 시리아 당국이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배럭 특사는 작년 11월 전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이 휴전에 대해서는 “휴전 합의는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전력을 재건하는 것을 막겠다며 거의 매일 레바논을 공습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추고 남레바논에서 철수하기 전에는 무장 해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배럭은 이를 ‘레바논 내부 문제’라고 규정했다. 배럭 특사는 “우리는 강제할 수 있는 위협이나 처벌이 없다. 자발적으로 해법을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휴전과 관련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어떤 조치도 강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