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현지화’ 공급망 재편 맞춰 투자 지속
북미·유럽 생산능력 확대 및 차세대 기술 확보

국내 주요 배터리소재 업계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메탈가 및 환율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커지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배터리소재 업계는 북미·유럽 등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 발맞춰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캐즘 이후 수요 회복 국면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차세대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1분기(172억 원)와 비교해서도 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감소와 광양 전구체 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 음극재 공장의 고정비 부담이 지속됐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약 13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포드와 SK온의 미국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의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이뤄진 재고 축적, 고객사 신차 효과 등으로 출하량은 1분기보다 늘었지만, 메탈가와 환율 하락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엘앤에프는 2분기 500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동박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SK넥실리스,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도 대부분 수백억 원대 적자가 전망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업계는 캐즘 이후를 대비해 ‘탈중국’ 공급망을 강화하고, 차세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0억 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을 비롯해 글로벌 양·음극재 생산 공장 증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에 반덤핑·상계관세 예비 결정을 내린 만큼, 포스코퓨처엠의 ‘비중국’ 밸류체인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배터리사와 체결한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이 연말 완공 예정인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은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중국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진출, 연간 최대 6만t(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탈중국 및 현지화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