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온 뒤 더 굳어져야 할 ‘K-철강’

입력 2025-07-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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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장

‘K-철강’은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 급증으로 인한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위기, 내수 부진 등으로 인한 판매 감소 등 ‘3중고’가 겹치며 사상 최대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의 경우,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꾸준한 수입증가세를 보여왔는데 지난해부터 더 빨라졌다. 2024년 기준 중국산 철강재 수입 단가는 전년 대비 약 19~20% 하락했으며, 수입량은 증가해 열연강판 수입량 약 372만t(톤) 중 중국산이 164만t(약 44%)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중국산 후판재에 대해 최대 38.02%의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4월 24일부터 8월 23일까지 4개월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열연강판도 3월부터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스테인리스 후판에는 21.62%의 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하고, 도금강판·컬러강판·특수강 봉강 등에 대해서도 제소를 검토 중이다.

저가 중국산·관세·내수부진에 ‘신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이슈다.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전 미국 측과 관세 유예 또는 제외 조치 등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나 현재 시점에서 기한 내 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미 수출의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에너지용 강관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하고 건설투자는 -3.1%, 설비투자는 -0.4% 하락하면서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출둔화 영향으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월 48.7로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아래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수 부진은 철근, 형강, H-빔 등의 내수 품목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K-철강은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 것인가?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2004년 한국 철강 산업이 완전개방시장으로 전환한 이후 지금까지는 시장논리에 맡겨왔지만 미국의 관세 폭탄,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개시 등 주요 수출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내수 성장도 한계에 도달했다.

또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로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 증가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중국의 우회 수출 국가로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저가 중국산 수입 차단 노력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

‘탄소중립’ 기술개발 적극 나서야

미국의 관세 폭탄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이 아닌 상호무역을 강조하고, ‘직접적이고 파급력 높은 정책’을 선호한다는 관점에서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양국 정부의 협상 노력과 관련 업체의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중심의 공급처를 다변화해,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를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탄소중립’ 추진이 철강 산업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이슈다. 이산화탄소 발생 감소를 위한 전기로 건설, 궁극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이 미래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K-철강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가 산재해 있다.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위기를 통해서 K-철강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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