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관세 리스크 낙관론 펴지는 중
“단순히 허풍으로 보면 안 된다”는 지적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관세 유예 기한이 지나면 진짜로 관세 부과를 시작할 것이라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A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ABC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좋은 합의안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달 1일) 상호관세 부과는 진짜”라고 말했다.
이어 해싯 위원장은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현재까지 많은 수입을 창출했다”라고 덧붙였다.
12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6월 관세수입에 따르면 한 달간 272억 달러의 관세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한,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 장관과 무역 팀이 타 국가들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의 대략적인 진행 상황을 검토한 후 “합의가 좀 더 나아져야 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해싯 위원장은 이번엔 마지막이라는 경고와 함께 “대화는 계속되고 있고, 우리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여 이번이 ‘찐막’(진짜 마지막)이라는 그의 경고가 실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미국증시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달 1일이 마지막 데드라인이라는 백악관의 경고를 블러핑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는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코스피는 7일 3054.28포인트로 시작해 11일엔 3175.77로 마감했다. 한때 3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14일인 이날에도 장중 3198.11포인트를 찍으며 관세 서한을 받은 후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 역시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지난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다우존스 지수도 지난해 12월(4만5014.04) 찍었던 최고치에 근접한 4만4650.64를 기록했다.
이는 다음 달 1일 이후에도 상호 관세를 시작하지 않거나 그 전에 적절한 수준의 타협이 될 것이라 예상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차례나 관세를 유예한 전례가 있다. 4월 1일 관세를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인 2일에 90간의 관세 유예를 발표했고, 유예 기간 종료 직전이었던 이달 9일에 다시 다음 달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뉴욕 금융가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도망친다)라는 조롱조의 신조어가 생겼다. 시장 참여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말과 달리 실제 결정해야 할 상황이 되면 또다시 한발 물러설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진짜로 유예 기간 연장 없이 통보식 관세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에 안일함이 퍼져 있고, 관세 리스크에 다소 둔감해져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애넥스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하는 것을 단순한 허풍으로 보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