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장마, 계속되는 폭염…한국 날씨에 무슨 일이?”

입력 2025-07-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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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연일 37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 상류지역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전국이 연일 37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 상류지역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벌써 11일째 열대야입니다. 아직 8월도 안 됐어요. 이대로라면 작년보다 더 길고 더운 여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대해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뒤덮고 있어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며 “게다가 고도 높은 곳엔 티베트 고기압까지 겹쳐 일종의 ‘이중 뚜껑’이 덮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압 구조는 ‘열돔’ 현상을 유발한다. 손 교수는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은 지표 근처에 있는데 지금은 상층에도 고기압이 자리해 있다. 아래도 위도 고기압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구름이 발달하지 못하고, 일조량이 늘어 기온이 계속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장마는 사실상 종료된 상태다. 손 교수는 “기상청은 제주와 남부지방 장마 종료를 이미 선언했고, 중부지방은 공식 종료를 하지 않았지만 장마 전선 자체가 사라진 상태”라며 “지금 비가 와도 전형적인 장마철 강수라면 장맛비라고 보지만 현재는 장마라 부를 만한 흐름이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중부 장마 종료 선언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국지적인 불안정으로 인해 다음 주 수도권에 비 예보가 있고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장마 양상의 변화에 대해 그는 “장마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단지 매년 변화가 크고 전형적인 장마 형태가 아닌 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강남 홍수, 2023년 오송 참사처럼 집중호우가 발생하는가 하면 2013~2019년은 ‘마른 장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가 적었다. 해마다 비의 양과 형태가 매우 다르다”고 분석했다.

올여름 더위는 8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손 교수는 “작년 서울은 7월 말부터 8월까지 열대야가 37일간 지속됐다”며 “올해는 이미 11일째 열대야가 기록 중이고, 더위의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중간중간 비는 올 수 있지만 장마가 다시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는 이상 고온 현상도 반복될 수 있다. 손 교수는 “작년엔 11월에 반팔을 입는 날도 있었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진짜 동남아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선을 그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라며 “기온 기준으로 보면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는 날씨 패턴이 일정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비정형적이다. 습도와 온도는 비슷해졌다고 해도 날씨 구조는 다르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손 교수는 “동남아 날씨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는 동남아 날씨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짧아도 사계절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점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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