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특례상장 제도와 관련한 실효성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이 제도를 통해 상장하는 기업들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지금까지 총 15곳이다. 전체 코스닥 상장사(49곳) 대비 31% 수준으로, 코스닥 기업 10곳 중 3곳은 기술특례 트랙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셈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5% 수준에서 2018년 21%로 올라서 2019년 24%, 2020년 26%, 2021년 27%로 점진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2년 22%로 떨어지며 잠시 주춤했으나, 이듬해 27%까지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33%까지 증가했다.
기술특례상장은 매출이나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도 기술력 등 성장성 높은 기업에 상장 요건을 대폭 낮춰 증시 입성 기회를 주는 제도다. 2005년 처음 도입됐다. 올해로 만 20년째지만, 기술특례 제도는 도입 이후 줄곧 '부실상장' 논란에 시달려왔다. 관련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상장 후 일정 기간이 지났는데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2023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파두가 상장 3개월 만에 '어닝쇼크' 수준의 분기 실적을 기록, '뻥튀기 상장' 논란에 휩싸인 후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돼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는 기술특례 기업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술특례 기업은 상장 후 5년 동안 매출액 등 상장폐지 요건을 면제받는데, 특례상장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8~2019년 상장한 기업들의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출액이 30억 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기준 미달이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실제 이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실적을 증명하지 못한 기업들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는 사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018년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셀리버리는 올해 초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고, 파멥신과 피씨엘 등 여러 특례기업들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